흔히 하늘나라를 가르치면서 '재미삼아' 뒷구멍으로 들어온 시나리오를 알려주곤 합니다. 예를 들어서 묵주기도를 열심히 바쳤더니 천국문을 지키던 베드로 사도도 모르게 뒤에 난 개구멍으로 들어왔다는 식입니다. 이런 류의 이야기들은 그 이야기에서 전하려는 소박한 권고, '묵주기도 열심히 바치세요' 정도로 알아 들어야지 진짜 하늘 나라에서 그런 류의 일이 일어나리라고 생각해서는 안됩니다.
하늘나라는 '뒤를 봐주는 일' 따위는 존재할 수 없습니다. 그것은 일종의 '거짓'이고 '기만'이기 때문입니다. 하늘나라는 오직 '문'이신 그리스도를 통해서 그분의 선과 진리와 사랑을 바탕으로 당당하게 들어가는 곳입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세상 안에서의 쾌락을 한껏 향유하면서 동시에 하늘 나라도 누리고 싶은 마음에 엉뚱한 이야기를 진리인 듯이 믿어 버리고 맙니다. 묵주기도를 열심히 바쳐서 하늘나라에 문제 없이 들어갈 것 같으면 아예 묵주를 목에 걸고 다니는 남미 조직 폭력배들은 어떨까요? 누군가를 살인하러 가기 전에 성당에 들러서 오늘의 살인이 잘 되기를 도와 달라는 암살자는 어떨까요?
사람들 사이에 퍼져 있는 '민간요법' 같은 '민간신앙'이 있습니다. 이는 우리가 올바로 배우고 알아야 하는 참된 신앙과는 거리가 먼 요소들입니다. 그리고 이런 민간신앙 안에는 흔히 '흥미'를 자극하는 여러 요소들이 끼어들어 있어서 초심자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는 있지만 거기에 꾸준히 매달리면 마치 불량식품을 먹은 것처럼 이상 증상이 뒤따르게 됩니다. 병원에 가자고 아이를 아이스크림으로 꼬실 수는 있지만 계속해서 아이스크림을 많이 사주면 아이가 당뇨에 걸리는 것과 비슷합니다.
하늘나라는 뒷 돈 주고 가는 곳이 아닙니다. 착각하지 마십시오. 하늘나라는 참된 회개와 올바른 믿음, 그리고 그 믿음의 꾸준하고 인내로운 실천으로 들어갈 수 있는 곳입니다. 요행을 바라는 신앙생활을 하지 마십시오. 올바른 길을 꾸준하고 성실하게 걷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어느 영성있는 신부님을 개인적으로 안다고 내가 하늘나라에 들어가지는 않습니다. 그 신부님이 가르치는 것을 잘 배우고 익혀서 내가 구체적으로 실천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지겠지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