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많이 좋아졌습니다. 예전에 내가 간절히 원하던 '도구'들이 오늘날 아이들에게는 너무나도 쉽고 편하게 제공되어 있습니다. 그림을 그리고 싶었고 그 도구를 구하기 위해서는 참으로 많은 요소들이 필요했는데 오늘날에는 타블렛만 있으면 누구나 시도해 볼 수 있는 영역이 되었습니다. 또 컴퓨터 음악을 하고 싶었지만 그것을 위해서는 어마어마한 비용의 컴퓨터와 프로그램이 필요했고 가상악기와 음원 소스가 필요했었는데 오늘날에는 그러한 것들이 너무나도 쉽고 편하게 만질 수 있는 도구로 제공되어 있습니다.
결국 도구의 문제가 아니었던 것입니다. 문제는 우리의 하려는 의지입니다. 세상의 발전은 우리가 쥘 수 있는 도구의 편리함을 더해주지만 정작 그 훌륭한 도구들을 들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짝에도 소용없는 도구들이 되어 버리는 것입니다. 과거의 예술가들은 돌판에 석탄을 들고서도 예술을 표현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는 들고 다닐 수 있는 컴퓨터를 들고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신앙적인 면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납니다. 외적 조건이 문제가 아닙니다. 신앙생활을 하고 싶은데 그걸 방해하는 남편이나 시어머니가 문제가 아닌 것입니다. 하느님을 사랑하려는 사람은 언제든 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과거처럼 성전에 양을 갖다 바쳐야 하는 일도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마음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모시고 그분을 신뢰하고 그분의 선하심을 본받아 살 수 있습니다.
문제는 바로 우리의 약한 '의지'에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흔히 그것을 주변부의 탓으로 돌려 버리곤 합니다. 내가 돈이 없어서 성지순례를 못가서, 내가 배우자를 잘못 만나서 그가 나의 여러가지를 가로막아서 못한다고 할 수 없습니다. 하려고만 하면 얼마든지 할 수 있습니다.
사실 그 말씀은 너희에게 아주 가까이 있다. 너희의 입과 너희의 마음에 있기 때문에, 너희가 그 말씀을 실천할 수 있는 것이다. (신명 3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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