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 과학문명은 사춘기에 접어든 반항기 가득한 철없는 동생의 모습과 비슷합니다. 이제 겨우 차를 모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고 아버지 열쇠를 훔쳐서 차를 몰고 나가려는 것과 같지요. 차를 몰 수는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펑크가 났을 때 어떻게 대처하는지, 사고가 났을 때 보험 처리는 어떻게 하는지, 사소한 기계 결함이 있을 때 어떻게 조치할 수 있는지는 전혀 모릅니다. 그저 차를 몰면서 자신이 위대한 존재라도 되는 듯한 힘을 순간 느끼는 것 뿐이지요. 반면 성숙한 형은 여전히 아버지만큼의 지식과 능력을 지니지는 못했지만 적어도 '내가 아직은 많이 모르고 있으며 나아가 모든 것을 관리하고 계시는 아버지를 존중해야 한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형도 동생과 같은 실력을 지니고 있지만 겸허하게 대응할 줄 아는 것입니다. 인간은 영적인 영역에 대해서 둔감합니다. 하지만 자신이 알아낸 과학 기술이 마치 모든 문제를 일순간에 해결이라도 해 줄 듯이 생각하고 자만하며 실제로는 많은 것을 망치고 있습니다. 우리는 신앙인으로서 우리가 과거에 비해서는 상당한 문명의 발전을 이루었지만 여전히 영적으로는 미숙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겸손하게 대처할 줄 알아야 합니다.
- 성체를 손으로 모시는 게 신성모독이라는데 사실인가요? 이게 무슨 소린가 싶었습니다. 일단 설명을 시작했습니다. - 교회는 전통적으로 성체를 입으로 직접 받아 모셔왔습니다. 하지만 생각해 보십시오. 주님의 수난 만찬때에 제자들과 모여 함께 나눈 빵을 제자들이 무릎을 꿇고 입만 벌리고 받아 모셨을까요? 아닙니다. 그들은 손으로 빵을 받아서 나누어 옆의 동료들에게 나누어가며 먹었습니다. 하지만 성체에 대한 공경이 날이 갈수록 더해 감에 따라 부스러기 하나라도 흘리지 않으려는 극진한 공경심을 드러내기 위해서 제단 앞으로 나와 무릎을 꿇고 입을 벌리고 받아모시게 한 것이지요. 그러다가 신자들의 수가 너무 많아지고 또 입으로 모시다가 자꾸 사제의 손에 침이 발리니 위생상의 문제도 있고 해서 손으로 받아 모시게 한 것입니다. 사실 한국과 같은 곳은 입으로 받아 모시는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거의 전부가 손으로 받아 모십니다. - 그럼 그런 표현을 하는 사람은 왜 그러는 건가요? - 제가 보았을 때에는 성체에 대한 극진한 존경심을 드러내기 위해서 그런 말을 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성체를 공경하고 존경하는 마음을 드러내는 것은 좋지만 손으로 모시는 사람을 잘못되었다고 할 필요는 없지요. 여기서는(볼리비아에서는) 입으로 모시는 사람과 손으로 모시는 사람의 두 부류가 있고 둘 다 존중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입으로 모시는 이들의 혀가 제 손에 자꾸만 닿는 것은 분명히 사실이고 이는 굉장히 비위생적인 것은 사실입니다. 그리고 입으로 모시는 것이 성체를 흘리고 떨어뜨릴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그래서 손으로 모시는 것이 보다 안정적이지요. 다만 손으로 모실 때에는 미사 전에 손을 깨끗이 씻고 왼손 아래에 오른손을 받치는 올바른 자세를 갖추고 왼손으로 성체를 받아 뒤의 사람이 앞으로 나와 성체를 모실 수 있도록 옆으로 살짝 비켜나서 성체를 모셔야 합니다. 성체를 모시고 나서 손에 남은 부스러기를 함부로 다루지 말고 입으로 가져가서 혓바닥으로 깨끗이 처리할 필요가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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