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모든 것이 알려질 수는 없습니다. 마치 대학 수업을 유치원생에게 할 수는 없는 것과 같습니다. 처음에는 그들이 알아들을 만한 것부터 시작을 합니다. 그리고 조금씩 그 범위를 넓혀가고 심도를 깊게 합니다.
예전 사람들이 알아들을 수 있었던 것은 선택된 이들의 특권이었습니다. 선택된 민족, 하느님의 백성이 가지는 특권을 그들은 이해했습니다. 마치 복사서는 아이들이 사제 생활의 멋진 외적 모습을 바라보는 것과 비슷합니다. 하지만 그들은 그 다음 단계를 아직은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머지 않아 수난을 당해야 했습니다. 스스로의 부족함을 깨달을 수 있는 수많은 사건들이 일어났습니다. 구원은 자신들이 이루어낸 성과가 아니라 전적으로 하느님의 은총의 작용이라는 것을 이해해야 했습니다. 그렇게 이스라엘 백성은 나라도 빼앗기고 유배를 당하는 신세가 되기도 합니다. 복사서는 아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신부님이 된다는 것은 마냥 멋진 것이 아니라 삶에서 다가오는 여러가지 도전들에 적극적으로 응대할 때에 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학업에 있어서도 그렇고 교우 관계에 있어서도 그러합니다. 그러한 생활을 수년 간 거치고 통과해 내지 못하면 사제가 될 수 없다는 도전에 직면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감춰져 있던 신비가 드러납니다. 그것은 다른 민족들도 하느님의 자녀가 될 수 있다는 숨은 신비였습니다. 즉,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것은 이스라엘만의 선별적 특권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모든 민족들에게 주고 싶어하는 선물이라는 것입니다. 이는 사제가 된 이들도 똑같이 깨달아야 하는 바입니다. 결국 하느님은 특정 사람을 선별해서 허울 좋은 특권을 주기 위해서 사제를 만드는 게 아니라 그들을 통해서 다른 사람들을 구원으로 초대하기 위한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것입니다.
이제는 숨어 있던 신비가 드러났습니다. 그리고 모든 이들은 자신이 원하기만 한다면 누구나 하느님의 자녀가 될 수 있습니다. 이제 남은 일은 이 사실을 세상에 널리 알리는 것 뿐입니다. 그것이 공현의 의미입니다. 공현은 구유에 동방박사 성상 세 개 추가하는 날이 아니라 이 분명한 진리를 세상에 알리는 날이 바로 공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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