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하느님에게서 바라볼 빛은 지상에서 추구하던 것과는 다른 빛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찬란한 다이아몬드의 빛을 추구해왔고 드높은 명성의 빛을 추구해왔고 강력한 권력의 빛을 추구해왔습니다. 그러나 하느님 앞에서는 이러한 빛들은 도리어 어둠이 되고 맙니다.
하느님에게서 느끼게 될 빛은 그분의 존엄과 거룩함의 빛입니다. 이러한 종류의 빛은 오늘날 사람들에게서많이 상실되어 가는 빛이기도 합니다. 현대 사회는 ‘존경’이라는 영역을 철저히 파괴하고 있습니다. 파괴적인힘을 기반으로 하는 폭정에는 저항하는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올바른 권위를 모두 무너뜨리려는 것은 사악한 일입니다.
아버지는 권위가 필요하고 선생님도 권위가 필요합니다. 직장에서도 올바른 권위가 요구됩니다. 저마다 맡은 일에서 그 일을 성실히 수행해 내면서 책임을 다해내는 사람을 우리는 올바로 존중할 줄 알아야 합니다. 하지만 오늘날의 세상은 그런 권위를 파괴하는 것을 즐기고 있습니다. 이제 남은 권위는 종교의 권위가 될 것이고 하느님의 권위가 될 것입니다. 사실 몇몇 종교인들이 드러내는 인간적 오류로 인해서 이미 종교의 권위는 바닥을 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남은 것은 하느님의 권위입니다.
이러한 내용이 담긴 구약의 책이 바로 ‘바벨탑’ 이야기입니다. 인간의 교만은 극에 달해 하느님의 권위를 넘보기 시작했고 결국 그 작업은 실패하게 됩니다. 하느님은 우리를 자비로 바라보시지만 결국 당신의 정의 안에서 올바른 권위를 세우실 것입니다. 그때에는 많은 사람들이 하느님의 실질적인 권위 앞에서 무릎 꿇고 자신이 가져온 그릇된 생각을 후회하게 될 것입니다. 인간은 풀꽃과 같아서 자신의 수명이 다하고 나면 어느새사라져 버리는 찰나의 존재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또다른 빛은 거룩함입니다. 이 거룩함이라는 말 속에는 여러가지 의미, 즉 여러가지 덕들이 내포되어 있습니다. 굳건한 믿음이 가득한 이도 거룩하고, 영원의 희망을 지닌 이도 거룩하며, 열렬히 사랑하는 이도 거룩하기 때문입니다. 나아가 인내를 잘 다진 사람도 거룩하고 신심이 깊은 사람도 거룩하며, 선의가 가득한 이도 거룩하고, 온유함이 넘쳐 흐르는 이도 거룩합니다. 모든 좋은 것들은 사실 거룩하신 하느님의 수원지에서 흘러나오는 것들입니다.
우리가 하느님을 닮아갈 때에 우리는 거룩해집니다. 그러면 우리가 그분의 빛을 나누어 받게 됩니다. 사실 그분의 빛을 닮은 이들은 지금도 빛나고 있습니다. 다만 우리의 눈이 마치 선글라스를 낀 것처럼 그 빛을 알아보지 못할 뿐입니다. 마음이 깨끗한 이들은 이미 그 거룩함의 빛을 보고 있고 가장 밝은 빛이신 하느님을 뵙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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