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척추를 가지고 있습니다. 다른 모든 뼈들이 그 중심을 바탕으로 자리를 잡아 나갑니다. 교회의 가르침에도 그 핵심이 존재합니다. 그것이 가장 큰 계명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것은 오늘 복음에 나오듯이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나머지는 거기에 다른 뼈를 붙여 나가고 살을 붙여 나가면 됩니다.
오늘 독서에서 에제키엘 예언자가 바라보고 있는 '뼈'들은 우리 교회가 가르치는 수많은 핵심 가르침들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바싹 말라 사방에 흩어져 있습니다. 완벽히 죽은 것처럼 보이고 회생 가능성이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하느님은 이 바싹 마른 뼈들을 어떻게 다루는지 알고 계십니다. 그것이 어떻게 다시 살아있는 존재로 변모하게 되는지 하느님은 잘 알고 계십니다. 하느님의 명령 대로 예언자가 예언을 하자 뼈가 붙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힘줄과 살이 올라오고 살갗이 덮이게 됩니다. 마침내 하느님은 그렇게 되살아난 존재에 마침내 당신의 숨을 불어 넣으십니다.
현대 사회를 보노라면 마치 희망이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신앙과 그 가르침은 바싹 메말라가고 갈수록 사람들은 더 줄어들며 희망은 사라지는 것처럼 보입니다. 우리의 눈에는 그렇지만 하느님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당신이 그 뼈들에게 명령하면 그 뼈들이 되살아날 것입니다. 다만 그렇게 하는 데에는 당신의 명을 받들어 '말씀'을 선포하는 이들이 필요합니다.
바로 우리가 그 주인공들입니다. 우리가 다시 하느님의 말씀을 품고 살아가고 하느님의 명령대로 살려고 노력하고 애를 쓰면 바로 우리를 통해서 교회가 되살아나게 됩니다. 교회는 제3의 어떤 존재가 아니라 바로 우리가 교회의 일원, 즉 그리스도의 지체들입니다.
사람들은 영적인 것에 관심이 없는 게 아닙니다. 다만 오늘날에는 모든 것이 혼란스럽게 느껴집니다. 이런 때일수록 '말씀을 실천하는 이들', 즉 뼈를 붙이고 살을 붙여 말씀을 구체적으로 살아가는 이들이 늘어나야 합니다. 논리로는 이리 저리 논쟁을 벌일 수 있어도 실제로 보는 것을 부정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내가 너희 안에 내 영을 넣어 주어 너희를 살린 다음, 너희 땅으로 데려다 놓겠다.
그제야 너희는, 나 주님은 말하고 그대로 실천한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에제 3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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