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가 땅을 경작했다고 해서 그 땅 자체를 열매라고 하지는 않습니다. 열매는 그 땅에서 생산된 것을 말합니다. 원래는 그 땅에 없던 것, 하지만 그 땅에서 생겨난 것을 열매라고 합니다.
바로 이런 의미로 우리가 당신의 피조물 가운데 첫 열매가 됩니다. 모든 자연은 하느님께 순응하는 하느님의 도구입니다. 하지만 인간은 그 내면의 자유 의지 안에서 말씀을 받아들여 하느님께서 바라시는 '선'을 선택함으로써 하느님의 영광을 비추어 내는 훌륭한 열매를 생산합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말씀을 듣습니다. 오늘도 주일을 맞이해서 수많은 본당에서 말씀을 들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반항하는 마음을 지니고 듣지도 않을 뿐더러 설령 듣는다 하더라도 그저 듣기만 하는 것은 그 어떤 것도 바꾸지 못합니다. 오히려 하느님으로부터 오는 말씀을 듣기만 하고 실행하지 않으면 우리는 스스로를 속이는 사람이 됩니다. 우리는 들은 바를 실행해야 합니다.
세상 사람들은 무언가를 실행하고는 있습니다. 자신의 생존과 번영을 위해서 끊임없이 무언가를 실행하고 있습니다. 배가 고프면 밥을 먹어야 하고 돈이 필요하면 일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들은 이를 위해서 상당히 바쁩니다. 하지만 그 실행은 바람직한 신심에서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어려움을 겪는 고아와 과부를 돌보아야 합니다. 요즘 세상에 고아가 어디 있느냐고 반문합니다. 하지만 고아가 의미하는 것은 아버지를 잃은 이들을 의미합니다. 현대인들은 참된 아버지인 하느님을 잃은 이들입니다. 우리는 그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 애써야 합니다. 그것이 그들을 영적으로 돌보는 일입니다.
과부도 마찬가지입니다. 남편을 잃은 아내들을 돌보라는 단순한 의미를 말하는 게 아닙니다. 영혼의 의지가 되는 신앙을 상실한 이들을 돌보라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현대의 수많은 사람들은 과학을 신봉하면서 영혼의 거처를 찾지 못해 방황하고 있습니다. 사주를 보고 점을 보고 타로를 보면서 의지할 곳을 찾고자 합니다. 그런 이들에게 참된 신앙을 전해야 합니다. 우리 교회의 남편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전해야 합니다.
우리는 세상에 물들지 않아야 하고 자신을 잘 지켜 나가야 합니다. 세상은 끊임없이 우리를 자신의 편으로 물들이려 할 것입니다. 순수한 사제의 열정에 세속의 물을 부어 세속의 것을 탐내게 만들고 자신의 말에 순응하는 종으로 만들려는 움직임은 언제나 존재해 왔습니다. 그런 움직임을 잘 간파하고 물들지 말아야 합니다. 언제나 기도의 힘으로 스스로를 하느님의 은총의 갑주로 감싸고 지켜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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