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5미리 포병 훈련 가운데에서 여러가지가 힘이 들지만 의외로 성가시고 힘이 드는 부분이 하나 있습니다. 그건 바로 포를 다 전개하고 마지막으로 '위장막'을 치는 것입니다. 애써 포를 방열을 했는데 적군에게 그 즉시 들켜 버리거나 적 항공기에게 들켜서 폭탄을 맞아 버리면 의미가 없습니다. 그래서 포를 거의 대부분 덮는 넓은 위장막을 포 위로 얹어서 포를 열심히 숨겨야 했습니다. 상대를 완전히 박살낼 정도로 무서운 무기가 안에 숨어 있지만 겉으로 보기에는 그냥 무해한 풀숲이 있는 것처럼 숨기는 것입니다.
신앙의 영역 안에도 비슷한 일이 벌어집니다. 사실은 모두를 파괴할 요소를 품고 있으면서도 겉으로는 위장막을 치고 지낼 수 있는 것입니다. 이 위장막은 다른 이에게 '선한 사람'으로 보이는 위장막입니다. 마치 하느님에 대해서 잘 알고 선하게 살아가는 사람인 양 거짓된 선으로 자신의 겉을 둘러싸는 것입니다.
1독서에서는 그것을 이렇게 표현합니다.
"누가 예언이나 설교로 또 우리가 보냈다는 편지를 가지고 주님의 날이 이미 왔다고 말하더라도, 쉽사리 마음이 흔들리거나 불안해하지 마십시오. 누가 무슨 수를 쓰든 여러분은 속아 넘어가지 마십시오." (2테살 2,2-3)
누군가의 권위에 기대어 엉뚱한 것을 복음이랍시고 선포하는 이들을 말합니다. 자신이 교리 신학원을 나왔다느니 교회의 중요 인사와 잘 안다느니 하는 식으로 교회 안에서 나름의 권위가 있다는 것을 눈에 보이는 표지로 대신하면서 정작 사람들의 마음에 하느님의 참된 복음이 아닌 '공포'에 기인하는 지배력을 펼치려는 사람들입니다.
복음에서는 이렇게 표현합니다.
"박하와 시라와 소회향은 십일조를 내면서, 의로움과 자비와 신의처럼 율법에서 더 중요한 것들은 무시하기 때문이다."
이 역시 마찬가지로 눈에 보이는 거룩함의 표지로 흔히 받아들여지는 요소, 외적이고 형식적이기만 한 신앙의 외적 틀, 사람들의 눈에 띄는 값비싼 봉헌 등의 행위로 실질적인 영혼의 자세를 감추는 이들을 말합니다. 이렇게 해서 그들은 선을 위장막으로 쳐서 자신의 내면 속에 있는 실질적인 의도를 감추려고 합니다. 그렇게 해야 '선'이라는 외적 틀을 통해서 사람들의 신임을 얻을 수 있고 그들을 속여서 결국 스스로가 가장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 즉 탐욕과 방종을 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때로 어느 공동체에 파견되어 가면 그곳에서 '터줏대감' 행세를 하면서 사람들의 시선을 신경쓰면서 정작 신앙의 본질에는 1도 관심없는 사람을 마주하게 됩니다. 이런 이들은 흔히 사소한 일들에 집착해서 사람들을 자기 편으로 만들고 나아가 교회에 분란을 일으키면서 정작 자신이 하느님께 다가가는 것이나 다른 이들을 신앙으로 초대하는 데에는 손가락 하나 까딱하려고 하지 않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눈먼 바리사이야! 먼저 잔 속을 깨끗이 하여라. 그러면 겉도 깨끗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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