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한 생은 다 거기서 거기다.
모두들 탄생에서 죽음에까지 이르는 길을 걸을 뿐이다.
중간 중간 누리고 체험하는 건 모두 다르지만
결국 원래의 자리로 돌아오는 것이 우리 삶이다.
돈과 명예와 권력을 취해 멀리 나갔다고 생각하겠지만
전혀 나가지 못한 사람도 있고
지독한 환경 속에서 한 발자국도 나가지 못했다고 느껴지지만
어느새 훌쩍 나아간 사람도 있다.
하지만 결국
인간은 스스로 영원을 이루어내지 못한다.
영원이신 분에게 자신의 의지를 허락하지 않는 이상
인간은 모두 똑같은 자리에서 도토리 키재기를 하는 셈이다.
후고 챠베스도 갔고,
어제 우리 동네 아저씨 하나도 갔다.
두 사람은 이제 같은 위치에 있을 뿐이다.
세상에서 지녀오던 것들을 모두, 심지어는 자기 몸뚱아리도 내어놓고 말이다.
그 다음엔 무슨 일이 벌어질까?
그건 아무도 모른다.
그래서 사제를 부르지만
사제도 그걸 알아서 뭔가를 하는 게 아니다.
죽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사제는 '믿는다'.
그리고 그 믿음은 그의 내면에 강인함을 가져다준다.
영원한 분에 대한 믿음,
그분의 약속에 대한 믿음.
그것이 우리 신앙이 지닌 강점이다.
믿음으로 영원에 닿아있는 사람은
위의 깨달음을 모두 지니고 있기에
가난하든 부유하든 상관이 없다.
세상이 주는 것의 한계를 자각하고 있는 사람이다.
이 사람의 유일한 관심사는 '영원한 것'이다.
그래서 신을 찾고
그분 마음에 드는 일을 하고자 한다.
때로는 엄청난 돈으로 가난한 이들을 돕다가도
때로는 그 모든 걸 버리고 모든 사람들이 가지 않으려는 곳으로도 가고
또 때로는 모든 사람에게 잊혀지기를 원하기도 한다.
하지만 사람들의 투쟁이 안쓰러워질때는 영원의 빛을 들고 돌아온다.
하루 벌이에 고민하는 족쇄를 찬 이들에게
영원한 해방을 안겨주기 위해서이다.
"하느님은 당신을 사랑하신다."
하지만 이걸 깨닫는 자들이 어쩜 이리도 적은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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