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는 자선가가 아니다. 내 돈이 아닌 돈을 움켜쥐고는 마치 주인인 양 행세하며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건 누구라도 할 수 있다. 사제는 영혼의 목자이다. 모든 일에 있어서 영혼들의 유익을 생각하며 해야 한다. 돈을 나눠 줄 때도 그래야 하고, 미사와 성사를 거행할 때도 그래야 한다. 영혼에 유익하다면 최악의 일도 해야 하고, 영혼에 유익하지 않다면 가장 성스러워 보이는 것도 하지 말아야 한다. 사제의 직분에 관리자의 직분이 있는 것도 그것이 영혼들에게 유익하기 때문이지 그저 그 자체의 직분을 위해서라면 차라리 중소기업 사장이나 하는 게 낫다.(보통은 그럴 능력도 되지 않는다.) 양들을 먹일 영적 양식이 없는 상황에 본당 재정이 늘고 주는 것이 도대체 무슨 상관일 것인가? 추수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부족하다는 예수님의 말씀을 늘 기억하자. 사제는 영혼의 추수꾼이다. 신자들과 어울려 한 잔 하는 것이 영혼에 유익하다면 그리 하라. 그걸 막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하지만 그렇게만 하여 자신의 영혼을 망쳐 결국 주변의 양들의 영혼도 망치게 된다면 이제는 그만둬야 하는 것이다. 기도를 하는 것은 무조건 좋아 보이지만 기도만 하고 다른 활동을 무시한다면 그것 역시도 그만둬야 한다.
- 성체를 손으로 모시는 게 신성모독이라는데 사실인가요? 이게 무슨 소린가 싶었습니다. 일단 설명을 시작했습니다. - 교회는 전통적으로 성체를 입으로 직접 받아 모셔왔습니다. 하지만 생각해 보십시오. 주님의 수난 만찬때에 제자들과 모여 함께 나눈 빵을 제자들이 무릎을 꿇고 입만 벌리고 받아 모셨을까요? 아닙니다. 그들은 손으로 빵을 받아서 나누어 옆의 동료들에게 나누어가며 먹었습니다. 하지만 성체에 대한 공경이 날이 갈수록 더해 감에 따라 부스러기 하나라도 흘리지 않으려는 극진한 공경심을 드러내기 위해서 제단 앞으로 나와 무릎을 꿇고 입을 벌리고 받아모시게 한 것이지요. 그러다가 신자들의 수가 너무 많아지고 또 입으로 모시다가 자꾸 사제의 손에 침이 발리니 위생상의 문제도 있고 해서 손으로 받아 모시게 한 것입니다. 사실 한국과 같은 곳은 입으로 받아 모시는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거의 전부가 손으로 받아 모십니다. - 그럼 그런 표현을 하는 사람은 왜 그러는 건가요? - 제가 보았을 때에는 성체에 대한 극진한 존경심을 드러내기 위해서 그런 말을 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성체를 공경하고 존경하는 마음을 드러내는 것은 좋지만 손으로 모시는 사람을 잘못되었다고 할 필요는 없지요. 여기서는(볼리비아에서는) 입으로 모시는 사람과 손으로 모시는 사람의 두 부류가 있고 둘 다 존중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입으로 모시는 이들의 혀가 제 손에 자꾸만 닿는 것은 분명히 사실이고 이는 굉장히 비위생적인 것은 사실입니다. 그리고 입으로 모시는 것이 성체를 흘리고 떨어뜨릴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그래서 손으로 모시는 것이 보다 안정적이지요. 다만 손으로 모실 때에는 미사 전에 손을 깨끗이 씻고 왼손 아래에 오른손을 받치는 올바른 자세를 갖추고 왼손으로 성체를 받아 뒤의 사람이 앞으로 나와 성체를 모실 수 있도록 옆으로 살짝 비켜나서 성체를 모셔야 합니다. 성체를 모시고 나서 손에 남은 부스러기를 함부로 다루지 말고 입으로 가져가서 혓바닥으로 깨끗이 처리할 필요가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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