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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방지축마골피

저는 성이 마(馬)씨입니다. 어릴 때는 곧잘 놀림을 당하곤 했지요. ‘천방지축 마골피’라는 것은 단골 메뉴였습니다. 그래서 억울한 나머지 성씨에 대해서 공부도 많이 했습니다. 천방지축 마골피의 기원은 무엇이며 또 우리나라에 왜 그렇게도 김씨, 이씨, 박씨가 많은지도 알게 되었지요. 인터넷을 조금만 뒤져보아도 금방 찾아낼 수 있는 정보들이 있습니다.

“김 관장은 "현재 '천방지축마골피'와 같이 희귀한 성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중국에서 넘어 와 정착한 이라든지 새 왕조를 여는데 공헌한 개국공신으로서 임금에게 새 성씨를 하사받은 이의 후손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출처>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0389116)
“김이박씨가 많아진 이유”
(출처> http://sajuplus.tistory.com/71)

하지만 결정적으로 성씨는 제가 선택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주어진 것이고 그래서 저에게는 소중한 것입니다. 저는 마씨 가문의 일원이고 그 피를 나누어 받았지요. 툭하면 만화나 드라마에서 마씨가 악한 역할로 등장해서 좋지 못한 인상을 남기지만 그런 소소한 이유 따위로 저는 제 성씨를 하찮게 보지 않습니다.

자신이 행하지 않은 것으로 조롱 당하는 부당함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이해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이제는 압니다. 자신이 높아지는 체험을 하고자 말도 안되는 이유로 일부러 남을 조롱하는 이들이 있다는 것을 말이지요. 즉, 그런 이들은 일종의 열등감에 사로잡혀 있는 것이고 자신이 조롱하려는 대상이 자신보다 나은 무언가를 지니고 있음을 도리어 반증하는 꼴이 된다는 것이지요.

누군가 실수를 하고 오류를 범하여 그 잘못을 지적하고 고쳐줄 수 있도록 도와 주는 것은 ‘사랑’의 행위입니다. 하지만 그가 행하지 않은 무엇에 대하여 비난하는 것은 비겁한 행동입니다. 우리는 비단 ‘성씨’만이 아니라 은연중에 인종에 대해서 부와 가난에 대해서 이런 자세를 취하곤 합니다. 우리가 곧잘 깔보고 생각하는 그는 실제로는 전혀 다른 모습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성씨나 외모, 신분이 격차가 그를 규졍하지 못합니다. 무엇보다도 우리 모두는 하느님 안에서 한 형제요 자매인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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