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그가 무슨 일을 하는가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그가 내 기분에 맞는가 아닌가, 그가 내 스타일에 맞는가 아닌가 중요할 뿐이지요. 그것을 바탕으로 서로 다투고 시기하고 토라지고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나의 기분을 상하게 하면 우리는 그를 일종의 ‘적’으로 간주하고 맙니다. 나의 기분을 상하게 한 그 부분에 집중을 하면서 나머지를 모두 무시하고 그가 나를 기분나쁘게 하는 그 부분에만 주목하고는 하지요.
한마디로 우리는 우리 스스로에게 집중해 있는 셈입니다. 그리고 우리 스스로는 불완전한 존재들이지요. 우리는 스스로의 불완전을 바라보지 못하면서 상대의 불완전을 재고 자시고 하는 것입니다. 그야말로 자신에게 있는 들보를 보지 못하면서 상대의 티를 제거하겠다고 나서는 모습이지요.
우리는 하느님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오른손은 왼손이 반지를 꼈다고 비난하지 않습니다. 우리의 발은 더럽고 힘든 일을 도맡아 한다고 손에게 불평하지 않지요. 우리의 온 지체는 눈이 특별한 보호를 받는다고 질투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온 몸은 같은 머리의 지시를 받고 힘을 모아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니까요.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준비된 과정인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부족함을 깨닫기 위해서 주변에 언제나 자극이 필요한 셈입니다. 교만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이지요. 하느님은 가장 필요한 것을 우리 주변에 마련해 놓으신 것입니다. 우리가 나날이 배워 깨달을 수 있도록 말이지요.
좋은 것으로부터도 배우고 좋지 못한 것으로부터도 배워야 합니다. 좋은 것은 좋은 것대로 교훈을 얻고 좋지 못한 것은 좋지 못한 것대로 교훈을 얻을 수 있지요. 하지만 근본 바탕은 동일합니다. 하느님은 우리를 사랑하시고 당신의 길을 가르쳐주고 계시니 우리로서는 믿고 따르기만 하면 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하느님 안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동안에는 두려워할 것이 없는 셈이지요.
아마 사람들은 저마다 연합하고 다시 갈라지고 하면서 이런 저런 사건들을 만들어 낼 것입니다. 우리는 그 모든 것 안에 숨어있는 하느님의 손길을 느끼면서 그분께 감사드리고 살아가면 됩니다. 모든 것에는 그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는 법입니다. 우리는 다만 마음을 모으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잘 살피고 혹시 나에게 하느님에게 어긋나는 것이 있다면 바로잡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