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은 그리로 가도록 만들어진 것입니다. 올바르지 못한 길은 사라지게 되고 바르고 곧은 길은 남게 되지요. 필요하다면 그 길은 더 정비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모든 길이 바른 곳으로 인도하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들이 단순히 자주 왕래해서 길이 넓어지고 좋아졌다고 무조건 좋은 길은 아닙니다. 길이라는 것은 우리가 반드시 도달해야 할 곳으로 이끌어야 비로소 진정한 길이 됩니다.
세상에는 두 가지 서로 다른 방향의 길이 있습니다. 하나는 세상 사람들이 누구나 걷고 싶어하고 실제로 걷는 길이고, 다른 하나는 그에 반해 무척이나 적은 수의 사람들이 걷는 길입니다.
세상 사람들이 걸으려는 길은 뚜렷합니다. 더 많이 가지는 길이고 더 높이 올라가는 길입니다. 더 이뻐지는 길이기도 하고 명예와 권력을 추구하는 길이기도 하지요. 이 길은 워낙에 유명해서 억지로 가르칠 필요도 없습니다. 누구나 그 길을 걸으려 하니까요. 하지만 그 길의 마지막에 무엇이 있는지 진지하게 고민하는 사람은 무척이나 드뭅니다. 사실 이 길을 걷는 사람들은 그것을 거의 생각하지 않습니다. 서로 빨리 도달하기 위해 경쟁한다고 너무나 정신이 없으니까요. 그 끝에 시커먼 구덩이가 입을 벌리고 수많은 이들을 빨아들이고 있다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하는 셈입니다. 그저 그 길의 마지막에 다가가는 이들의 모습이 ‘세속적으로’ 활홀해 보이는 것에만 집중하지요.
반대의 길은 걷는 사람이 적습니다. 길이 곧지도 않고 험하고 힘들어서 사람들이 좀처럼 걸으려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 길을 선택하고 묵묵히 걷는 사람들이 있지요. 이들은 그 길의 마지막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지 분명히 아는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희망’과 ‘믿음’을 지니고 걸어가고 각 걸음은 ‘사랑’으로 이루어집니다.
예수님은 당신을 ‘길’이라고 하십니다. 그 길이 이끄는 바는 명확합니다. 그 길은 사람들을 ‘하느님’께로 이끕니다. 헌데 그 길에는 수난과 십자가가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 길을 숫제 시작도 하지 않습니다. 가능하면 멀찍이 떨어져서 걸으려 합니다. 심지어는 자기가 ‘종교’를 가지고 있다는 사람들마저도 예수님의 길에서만큼은 멀리 떨어져 있으려 합니다.
길을 걸을 때에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만일 하느님을 만날 수 있는 다른 길이 있었더라면 그 길을 걸었겠지요. 하지만 예수님이 길이십니다. 우리는 그 길을 걸어야 합니다. 예수님의 길이라는 것이 주일을 지키고 판공을 지키는 것으로 착각해서는 안됩니다. 예수님의 길이라는 것은 진리를 사랑하고 자신을 버리고 져야 할 십자가를 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마지막 날 그 길을 걸어온 세상 곳곳의 수많은 이들이 모여들 것입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