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병을 치유할 때에 우리 스스로 모든 병명과 치료 방법을 알아서 치료를 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의사에게 치료를 맡기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아는 의사가 그 치료를 담당합니다.
신앙 안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납니다. 우리가 모든 것을 다 알아서 삶을 고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예수님에게 맡기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모든 것을 아시고 가장 적합한 것을 주십니다. 그래서 우리는 맡겨 드리기만 하면 되는 것이지요.
맡긴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의사가 하나부터 열까지 다 하는 것을 의미할까요? 아닙니다. 의사는 치료 행위에 집중합니다. 그러는 동안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최대한 해야 합니다. 적어도 우리는 화장실에 가야 하고 세수도 해야 하고 옷도 입어야 합니다. 의사에게는 치료 행위를 맡기는 것이지 삶의 모든 것을 맡기는 것은 아닙니다.
마찬가지로 예수님에게 모든 것을 맡긴다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성실히 수행해야 합니다. 그러면 나머지를 예수님이 맡아 하시는 것이지요. 우리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하느님이 다 해주기를 바라는 것은 합당하지 않은 생각입니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일이 상당히 복잡해지고 난 뒤에 하느님을 찾곤 합니다. 물론 그때도 하느님은 귀를 기울이시는 분이십니다. 하지만 우리에게 전혀 아무런 개선의 의지가 없이 하느님을 부르짖기만 한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습니다. 하느님은 우리의 내면을 잘 아시는 분이시고 우리에게 정말 개선의 의지가 있는지를 살펴보시는 분이십니다.
우리의 삶을 일찍부터 하느님에게 맡긴다면, 아직 일이 복잡해지기 전에 예수님과 더불어 살아간다면, 그분의 의로운과 선과 사랑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다면 참으로 좋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가 하고 싶은 대로 실컷 살다가 일이 꼬이면 그제서야 하느님을 찾곤 합니다. 가장 최선의 치료책은 ‘예방’입니다. 때로 병이 위중하게 되고 나면 의사가 아무리 노력해도 불가능할 수도 있는 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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