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울은 여전히 주님의 제자들을 향하여 살기를 내뿜으며 (사도 9,1)
사울은 지극히 열정적이고 지극히 똑똑하고 로마 시민의 자격이 있어서 굉장히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여기고 또한 유다인으로서 율법에 충실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런 그가 예수님과 그분의 제자들을 증오하고 있었지요. 그래서 모두를 죽여버릴 기세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그를 ‘회개’로 이끌기 위해서 당신 역시도 활동을 하셨지요. 그리고 바오로는 자신의 입장으로는 ‘재앙’을 겪게 됩니다. 물론 뒤돌아보면 그 재앙은 바로 가장 큰 은총의 순간이었지만 말이지요.
우리는 대부분 그럭저럭 살아갑니다. 특별히 하느님에게 반대되는 일은 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면서 살아가지요.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딱히 하느님을 위해서 뭔가를 하지도 않고 살아갑니다. 그저 하루하루 삶에 바쁜 것이지요. 그리고 이것이야말로 가장 위험한 상태입니다.
그래서 하느님은 때로 우리에게 배우라고 일을 주십니다. 이런 저런 사건을 겪게 하시고 이런 저런 좋고 나쁜 사람을 만나 일을 겪게 하시지요. 그래서 보고 배우라는 것입니다. 과연 어느 길이 참되고 좋은 길인지를 보고 배우라는 것이었지요.
사울과 같은 경우에는 하느님과 정반대의 길을 달려가고 있었기 때문에 그 회개는 결정적인 것이었고 마음을 180도로 돌리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같은 열정으로 정반대의 일을 시작할 수 있었지요.
하지만 우리는 경우가 다릅니다. 우리는 열정 자체가 식어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회개를 해도 일시적일 뿐이고 이내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와서 다시 하느님과 별 상관없는 소소한 일들에 정신을 빼앗기기가 일쑤입니다.
사울은 참으로 사악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이 겨우 얻게 된 회개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고 하느님에게 죽기까지 감사드릴 줄 알았습니다. 모쪼록 우리도 그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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