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하느님의 말씀을 먼저 여러분에게 전해야만 했습니다. 그러나 여러분이 그것을 배척하고 영원한 생명을 받기에 스스로 합당하지 못하다고 판단하니, 이제 우리는 다른 민족들에게 돌아섭니다. 사실 주님께서 우리에게 이렇게 명령하셨습니다. ‘땅끝까지 구원을 가져다주도록, 내가 너를 다른 민족들의 빛으로 세웠다.’” (사도 13,46-47)
바오로 사도의 이 선포를 통해서 우리가 알 수 있는 몇 가지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1. 말씀은 누구에게나 전해진다.
하느님의 말씀은 예외없이 누구에게나 전해집니다. 이 말이 곧 사제가 모든 이를 찾아가서 교리서를 들고 교리를 가르친다는 것은 아닙니다. 하느님의 말씀은 진리의 말씀이고 이 진리의 말씀은 세상 사람들 누구에게나 전해지게 됩니다. 예를 들어 술을 많이 마시는 아빠에게 어린 아들이 가서 ‘아빠, 이제 술 좀 그만 드세요.’라고 하는 것도 일종의 진리와 사랑에서 기인하는 하느님의 말씀입니다. 그리고 그 말을 듣는 이는 그 말을 더 귀담아 들을 것인지 아닌지를 스스로 결정하게 되지요. 안타깝게도 어두움 속에 사는 이들은 진리의 말씀을 거절하는 것이 다반사입니다.
2. 배척하는 것은 하느님이 아니라 우리다.
우리에게 전해진 말씀을 배척하는 것은 바로 우리 자신들입니다. 하느님은 당신의 자비에서 그 누구도 제외 시키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다만 우리가 그것을 배척하는 것이지요. 우리의 자유의지가 그것을 이루는 핵심 역할을 담당합니다. 세상에 하느님의 뜻을 거절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는 바로 우리의 자유의지이기 때문입니다.
3. 호의는 거두어지고 다른 곳으로 돌려진다.
하느님도 자유의지를 지니고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하느님의 선택은 언제라도 뒤바뀔 수 있는 법입니다. 지금 선택된 백성이 어느날 이방인이 될 수 도 있고, 반대로 지금은 이방인이던 이들이 어느날 새로이 선택된 백성이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영원하고 고정적인 선택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하느님의 사랑을 담뿍 받은 이들이 그것을 누차 거절하면 결국 그 사랑은 다른 이들에게로 향하게 됩니다.
4. 하느님이 원하시는 것은 모든 이를 구원하는 것이다.
하느님이 바라시는 것은 모든 이들이 구원받는 것입니다. 그리고 사실 하느님은 처음부터 이를 원하셨습니다. 다만 준비과정이 필요했을 뿐이지요. 인간은 그 역사와 더불어 성장해 나가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충분한 기초가 마련되었습니다. 당신의 외아들마저 세상에 오셨고 이방인을 위한 사도들도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5. 하느님은 우리를 통해서 일하신다.
하느님은 이 모든 일을 바로 우리들을 통해서 하십니다. 당신이 전능하다고 해서 모든 일을 다 하시는 것이 아닙니다. 하느님은 이 영광스러운 일에 수많은 이들을 초대하고 싶어 하십니다. 구원은 바로 우리의 말과 행동을 통해서 퍼져나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활동에 참여해야 합니다. 우리는 모든 이를 구원하려는 하느님의 뜻을 받들어 이 거룩한 활동에 함께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구원의 사도가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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