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이 세가지 용어를 잘 구분해서 써야 합니다. 의인은 하느님을 향해 나아가는 이들을 말합니다. 악인은 그 길에서 반대 방향으로 나아가는 이들을 말하지요. 그리고 죄인은 죄를 지은 이들을 말합니다.
모든 의인은 한 때 죄인이었습니다. 오직 예수님과 성모님만이 죄를 짓지 않으셨지요. 어쩌면 세례자 요한 성인에게도 죄가 없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나머지 모든 사람들은 저마다의 잘못이 존재하고 그것을 뉘우치고 다시 하느님에게로 나아가는 셈입니다.
하지만 회개가 시작되면서 한 인간은 죄에서 점차 벗어나게 됩니다. 그러나 그 벗어남이 언제 완전해질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어쩌면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부족할 수 있겠지요. 그래서 모든 성인들은 스스로를 마지막 순간까지 하느님 앞에 죄인으로 인식합니다. 참된 겸손의 표지인 셈이지요.
하지만 의인은 결코 악인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두 가지의 것이 완전히 성질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한 사람은 의인이거나 혹은 악인일 뿐입니다. 어중간한 길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만 악인이 회개해서 의인이 될 수 있고, 또 반대로 의인이 길을 벗어나서 악인이 될 수는 있지요. 하지만 그것은 참 쉽지 않은 일입니다.
사람이 일단 의로움의 길을 선택하고 그리로 어느정도 나아가기 시작하면 속도가 붙기 시작하기 때문에 그 길에서 벗어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반대로 악을 향한 방향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사람이 악을 선택하고 그리로 나아가기 시작하면 속도가 붙기 시작해서 회개의 시도가 전해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미적지근한 이들도 있습니다. 이들은 큰 죄를 짓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선에로 나아가지도 않는 이들이지요. 사실 가장 큰 위험성은 이들에게 있습니다. 왜냐하면 악인들은 악을 향해 달리다가 크게 부딪히고 깨달아 돌아올 가능성이 존재하지만 미지근하게 삶을 유지하는 이들은 그 어떤 개선의 노력도 기울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악의 유혹에 접어들어 영혼을 망쳐버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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