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가 있기 위해서는 자비의 대상이 필요합니다. 다행히도 우리 모두는 하느님의 자비를 필요로 하니 이 부분은 쉽게 넘어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자비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자비를 수용하는 이들이 필요하지요. 받아야 하는 사람이 주먹을 꼭 쥐고 있는데 아무리 그 위에 좋은 선물을 쏟아부어도 그 선물이 쥐어질 리가 없습니다. 모두에게 자비는 필요한 것이지만 그것을 깨닫지 못해서 손을 펴지 않는 이들이 있고 결국 자비가 전해지지 않는 것입니다.
아직 여러가지 면에서 한참 부족한 꼬마가 인터넷으로 몇 가지의 지식을 배우고는 자기가 어른보다도 더 똑똑하다고 생각하고 교만하게 행동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그러면 그 아이는 보다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지식과 경험을 습득하지 못합니다. 자신의 교만이 그 기회를 박탈하기 때문이지요.
사람들은 자비가 필요합니다. 그 어느 때보다 더 많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청하기를 그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은 그럭저럭 잘 살고 있다고 생각하지요. 그래서 하느님의 자비는 그들에게 쏟아지지 않는 것입니다.
지금은 ‘자비의 시대’입니다. 문명은 더욱 개화되었지만 하느님에게서는 더욱 멀어져 있는 시대이고 외적으로는 깔끔해 보이지만 내적으로는 많이 무너져 있는 상태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지금의 시대가 옛 시대보다도 더 충만하고 개화된 시대라는 생각 속에서 내면을 살피기를 거부하는 것입니다.
여러분에게 묻겠습니다. 주방 기구가 소중합니까 엄마의 사랑이 소중합니까? 당연히 엄마의 사랑이 소중한 것입니다. 엄마의 사랑이 있으면 나무 뿌리를 캐서라도 자녀들을 먹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주방 기구를 아무리 좋은 것으로 들여 놓는다 하더라도 사랑이 없는 곳에서는 아무 소용이 없는 법입니다.
하지만 오늘날 사람들은 주방기구가 개발이 되면 엄마가 절로 밥을 해 줄 것이라고 착각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문명은 발달하지만 인간의 내면은 도리어 퇴화하고 있는 것입니다.
자비의 시대가 다가왔습니다. 자비를 갈구해야 합니다. 그러면 하느님께서는 그 자비를 넘치도록 주실 것입니다. 자비의 기본은 ‘회개’입니다. 하느님에게로 돌아서는 것입니다. 세상을 내려놓고 하느님에게로 돌아서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표현들 속에서 기쁨을 느끼는 사람들보다는 도리어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으니 큰일입니다. 그래서 부자 청년은 슬퍼하며 물러갔지요. 오늘날 우리들은 너무나 부자이기 때문입니다. 물질적으로, 정신적으로 즐기고 놀 수 있는 거리들이 가득한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영혼이 너무나 나약한 상태이지요.
자비를 구하십시오. 얻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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