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께서 그가 누워 있는 것을 보시고 또 이미 오래 그렇게 지낸다는 것을 아시고는, “건강해지고 싶으냐?” 하고 그에게 물으셨다. (요한 5,6)
건강해지고 싶으십니까? 왜냐면 오늘날에도 예수님은 우리에게 이렇게 물으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우리가 ‘누워 있는 것’을 보십니다. 우리가 똑바로 서 있지 못하고 마음이 무너져 있는 것을 보시는 것이지요. 우리는 좌절해 있고 실망해 있고 쳇바퀴 같은 삶에 지루해 하고 절망해 있기도 합니다. 우리의 내면은 무너져 있지요. 우리는 무엇을 추구해야 하는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올바른 방향성도 추진력도 없이 무너져 있는 것입니다. 우리의 몸은 성하지만 우리의 내면이 무너져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우리에게 물으십니다. “건강해지고 싶으냐?”라고 말이지요.
문제는 예수님이 아니지요. 문제는 바로 우리들입니다. 우리는 우리 스스로가 무너져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질문이 참으로 뜬금없다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심지어 나는 환자가 아닌데 환자 취급을 한다고 화를 내기도 합니다.
수십년을 앓아오던 중풍 병자에게 ‘건강해지고 싶냐’고 묻는 것도 이상한 모습입니다. 그러나 그 질문은 반드시 던져져야 했습니다. 너무나 오래 그런 상태로 지내온 나머지 자신에게 도대체 뭐가 잘못된 것이 있는지도 모르는 이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늘상 탐욕을 부려오던 터라 탐욕이 잘못된 것인지 모르고, 늘상 자존심을 세우고 살아온 터라 교만한 것이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모르고, 늘상 이기성에 사로잡혀 지내온 터라 무엇이 자신에게 부족한지를 모르는 상태에 놓여 있는 것입니다.
과연 우리는 건강해지고 싶은 것일까요? 아니면 그냥 이대로 지내면서 가끔 가다가 누가 나에게 던져주는 떡고물이나 받아 먹고 싶은 것일까요? 정말 개선되고 싶은 용의가 있기는 한 것일까요? 아니면 자신이 어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인지하지조차 못하고 있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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