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옥(煉獄)이라는 말 속에 들어있는 한자의 '연'이라는 말은 바로 오늘 1독서의 정련(精鍊)이라는 말 속의 연자와 의미가 비슷합니다. 정련의 연자에는 금속을 의미하는 글자가 들어가고 연옥의 연자에는 불을 의미하는 글자가 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연옥은 더욱 미세한 단련을 의미합니다. 우리가 연미사라고 할 때에 쓰는 단어가 바로 연옥의 연자와 맞닿아 있습니다.
과거에는 사람들이 '내면의 상태'에 눈을 뜨고 있었고 그것을 더 순수하게 하는 데에 마음을 쏟았습니다. 단순히 죄를 피하는 수준이 아니라 영혼을 더욱 깨끗이 하는 데에 마음을 썼습니다. 그래서 헛된 것에서 눈을 돌리고 영혼을 더욱 드높이려는 노력 속에서 살아갔고 사실 그렇게 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굉장히 부유한 시대를 살면서 동시에 너무나도 유혹이 많은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과거에는 신경쓸 일도 없었고 알지도 못했던 수많은 정보들에 둘러싸여 살아가면서 더 많은 것을 욕구하고 또 분노하고 있으며고 나아가 전에는 쉽게 누리지 못했던 수많은 쾌락들에 둘러싸여 이리 저리 유혹 당하며 살아갑니다. 그러다보니 성당에만 나와도 박수를 쳐주어야 하는 시대가 되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영적 여정의 길은 여전히 오르막으로 존재합니다. 그저 큰 죄를 피하는 것으로 위안삼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영혼을 더욱 순수하게 다듬어가야 합니다. 하느님의 사랑을 배우고 그분의 마음에 들도록 우리의 내면을 더욱 정련하여 하느님의 마음에 드는 제물로 바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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