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레미야서는 선과 악의 구도를 드러내며 악에 헌신하는 이를 사막의 덤불로 선에 헌신하는 이를 물가에 심긴 나무로 묘사합니다.
덤불이 가지고 있는 특성은 메마름과 고립입니다. 그래서 덤불은 하느님의 은총에서 배제된 채 살아갑니다. 그래서 그의 영혼은 메말라 있습니다. 영혼이 메마른 사람은 거기에서 퍼져 나오는 괴로움을 가시로 만들어 남을 찌르는 데에 사용합니다. 그래서 덤불에는 다른 동물들이 깃들지 않습니다. 또한 그는 고립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고립은 인간관계가 없다는 것이 아닙니다. 그는 언뜻 외견적으로 많은 사람과 어울리는 듯한 인상을 보입니다. 하지만 사실 그 누구도 그의 친구가 아닙니다. 서로의 이해관계와 좋은 술과 좋은 음식이 있어서 모이는 사람들일 뿐 결국 자신들 안에 문제가 발생하면 그 어느 누구도 돕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언뜻 화려한 인맥 속에 사는 것 같지만 고립된 존재들이고 외로운 이들입니다.
반면 물가에 심어진 나무로 대변되는 사람은 바로 물로 상징되는 영원한 생명이신 분과 친교를 맺는 사람을 말합니다. 이 사람의 영혼은 언제나 하느님에게서 은총의 양분을 받기 때문에 촉촉하게 젖어 있고 또 삶의 실천 속에서 언제나 열매를 맺습니다. 나아가 그런 나무에는 여러가지 동물들이 깃들어 살아갑니다. 아무리 멀리 있어도 물과 열매가 있는 곳이라면 찾아오는 사람이 있게 마련입니다. 이 사람은 평소에는 홀로 고독하게 지내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전혀 외롭지 않은 사람입니다. 그는 하느님 안에서 서로 친교를 맺고 있는 이들이 언제나 형제와 같은 사람입니다.
행복하여라! 악인의 뜻에 따라 걷지 않는 사람, 죄인의 길에 들어서지 않으며, 오만한 자의 자리에 앉지 않는 사람, 오히려 주님의 가르침을 좋아하고, 밤낮으로 그 가르침을 되새기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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