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
감옥에 갇힌 이가 있다.
감옥의 삶이라는 것이 그저 삼시 세끼 식사나 제공받고,
용변을 처리하고, 때가 되면 자는 것이 전부이다.
세상 밖의 아름다운 것들, 풀과 나무, 진정한 삶들은 모두 요원한 이야기이다.
왜냐하면 이 곳에서 무엇보다 소중한
'자유'를 구속당해 있기 때문이다.
그에게 유일한 관심사는, 어떻게 하면 자유를 되찾을 수 있을까 하는 것 뿐이다.
다른 그 어떤 것도 그의 마음을 채워줄 수가 없다.
그는 그저 창으로 세상 밖을 바라다보며 언젠가는 약속된 그 희망을 바라다보며
사람들에게도 희망을 전하려고 한다.
언젠가 우리가 해방될 날이 올 것이니,
그날을 위해서 온전한 희망을 간직하고 서로 훗날에 이루어질
'자유인'으로서 필요한 것을 위해
서로 노력하자고 다른 죄수들을 다독이고 추스려 나간다.
옆방 죄수는 좀 다르다.
그는 이 감옥 생활이 몸에 익었다.
감옥 안에서 어떻게든 구해본 치졸한 것들로 또다른 죄수와 거래를 하고,
감옥 안에서의 인맥을 구축해 나가며
어떻게든 '감옥 안에서' 나름 세력을 잡았다.
가끔씩 인맥을 쌓은 동료가 조금 더 퍼다주는 식사에 기뻐하고
간수가 운동 시간을 조금 더 늘려주는 걸로
자기가 이렇게 특권을 받는 사람이라고 으시대고
다른 사람을 깔보고 무시한다.
특히나 자기가 지배한다고 믿는 감옥의 룰을 우습게 여기는
'자유'를 기다리는 그 죄수를 가장 무시한다.
그리고 밤에는 다시 자기 초라한 침대에 돌아와서
자기는 이 감방 안에서 1인자라는 착각 속에 빠져서는
자신의 본연의 처지는 진지하게 생각도 해 보지 못한 채로 잠이 든다.
어느 날 첫번째 죄수가 석방이 되었다.
그는 자유의 몸이 되어 열심히 일을 해서
전에 있던 감옥의 대표 책임자가 되어 버렸다.
그저 그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옆방 죄수에게는 고통일지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