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들은 여러분 옆에 서 있는 사람이다.
때로는 여러분이 모르는 것만큼 모르고
여러분이 혼란스러운만큼 혼란스럽기도 하다.
다만, 직분이 직분인지라
성심 성의껏 대답하는 것이다.
하나 다행인 것은
우리가 믿고 의지하는 그 분은 절대로 약속을 어기시는 분이 아니라
그분 측에서 계약을 깨뜨릴 일은 없다는 점이다.
문제는 늘 사제 본인에게서 일어난다.
주된 문제는 '약함'이다.
모든 인간들이 지닌 나약성을 한 사제도 고스란히 지니고 있는 것이다.
서품을 받는다고 무슨 오로라가 감싸서 그를 보호하는 것도 아니다.
그런 보호가 있다면, '교회'가 증여하는 보호이다.
사제들을 일반적인 삶의 고난에서 벗어나게 하고
하느님의 말씀을 배우고 실천하는 데에 헌신하게끔
'교회', 즉 하느님의 백성이 보호해준다.
그래서 잘 먹고 잘 입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사제들을 위한 <기도>가 늘 요구된다.
이는 결국 사제들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목자의 인도를 받게 될 양떼 자신들,
본인 스스로를 위한 기도가 되는 셈이다.
세상이 많이 바뀌어서,
곧잘 비판하는 시대가 되었다.
정당한 비판은 언제나 수용되어야 마땅하지만,
'사랑'이 결여된 비판은 다른 의미의 폭력일 뿐이다.
공공연히 하는 교회를 위한 비판은,
때로는 우리 스스로를 비판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 필요가 있다.
누군가의 어두운 모습을 보았을 때에,
그에게 다가가서 조심히 충고해 주시라.
그러지 않고 그 충고를 제3자나 무작위 대중에게
"흉보기"라는 형태로 마치 자기가 남들이 모르는 비밀을
혼자 잘 알고 있다는 식으로 한다면,
훗날 하느님 대전 앞에서 그 화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