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 깊은 나무
뿌리가 깊이 박혀있는 나무를 만났다.
하지만 이 나무는 이 정원에 심어져 있어서는 안될 것으로
뽑아내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다른 아름다운 꽃들에 그늘을 드리우고
꽃들이 가져가야 할 햇빛과 물을 모두 빨아들여
결국에는 정원을 황폐하게 만들어 버릴 것이다.
하지만 어떻게 뽑아낼 것인가?
줄기가 너무 굵고 뿌리는 너무 깊다.
여러가지 방법이 있을 테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건 '나의 의지'이다.
아무리 좋은 톱을 들고 있어도 나에게 자를 의지가 없다면 무용지물이다.
자, 일을 시작하자.
크게는 두 방법이 있다.
정말 좋은 공구를 들고와서 단박에 자르는 거다.
하지만 공구가 정말 좋아야 한다.
그리고 기술도 좋아야 한다.
안타깝게도 우리에겐 일반적으로 이런 좋은 공구와 기술이 없다.
우리가 선택하게 될 방법은 이런 거다.
매일 매일 나가서 조금씩 조금씩 정리를 해 나가는거다.
땅을 조금씩 파내서 뿌리를 드러내게 하고,
가지도 내가 끊을 수 있는 선에서 조금씩 끊어 나가는 거다.
커다란 집이 흰개미들에게 쏠려 넘어가듯,
조금씩 조금씩 나무에게서 양분의 공급을 줄여나가면
결국 그 큰 나무가 고사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정원을 되찾게 될 것이고,
꽃들은 기뻐하게 될 것이다.
용기를 잃지 말자.
주님이 세상을 이기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