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체'라는 것은 말뜻 그대로 '거룩한 몸'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신앙인들은 그것이 예수님이라는 분의 몸이라고 믿고 받아 모시지요. 여기서 중요한 것은 ‘믿는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성체에 대해서 올바로 알기 전에 ‘믿음’이라는 것에 대해서 올바로 알아야 하는 것이지요.
믿는다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요? 세상이 온통 장님 뿐이라면 사람들은 소리에 의존해서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 헌데 그 가운데 눈을 뜬 한 사람이 있어서 다른 사람들에게 이런 저런 조언을 해 줍니다. 헌데 한 장님은 그 사람의 말을 믿고 다른 사람은 그 사람의 말을 믿지 않지요. 그리고 그 두 장님이 걸어가는 앞에는 벽이 있습니다. 소리로서는 감지되지 않는 벽이지요. 그리고 그 볼 수 있는 사람은 외칩니다. ‘그 앞에는 벽이 있어요.’ 그리고 그 이야기를 듣는 두 사람 가운데 믿는 사람에게는 그 벽이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왜냐면 눈을 뜬 사람을 믿기 때문이지요. 반대로 믿지 않는 사람에게는 그 벽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두 사람은 자신의 믿음에 따라 행동하게 되겠지요. 안타깝게도 믿지 못한 사람은 그 벽에 부딪히고 말 것입니다.
신앙인들은 ‘믿는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그 믿음을 바탕으로 만물을 받아 들이지요. 그래서 세상 사람들은 무시하거나 우습게 보는 것들을 신앙인들은 믿음을 통해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그래서 신앙인들은 세상 사람들이 하지 않는 ‘기도’를 하기도 하고, ‘미사’라는 이상한 예식을 드리기도 합니다.
물론 세상 사람들도 아예 믿음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들은 ‘돈의 위력’과 같은 것들을 믿지요. 사실 돈이라는 것은 종이조각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것이 세상에 통용된다는 ‘믿음’을 지니고 있고 서로 믿는 가운데 거래를 하는 것이지요. 헌데 신앙인들은 세상 사람들이 믿지 않는 것을 더 중요한 것으로 믿고 따르는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하느님’이지요.
그리고 신앙인들은 그 하느님께서 세상에 다가오셨다는 것을 믿습니다. 그분이 바로 ‘예수님’이라는 분이지요. 그리고 그분이 하신 행적과 말씀을 믿고 따릅니다. 그리고 그분이 제정하신 거룩한 예식도 믿지요. 그것이 바로 ‘미사’인 것입니다. 그리고 성체는 바로 그 미사에서 예수님이 ‘받아 먹어라 이는 내 몸이다’라고 하신 빵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 빵을 그분의 몸으로 믿고 받아 모십니다. 그리하여 그것을 모시는 이가 예수님이 살아가신 모습 대로 살아갈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왜냐면 우리는 우리가 먹는 것으로 몸을 이루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믿음으로 받아 모시는 성체는 우리의 영혼을 구성하게 되는 것이지요.
성체라는 것은 그래서 ‘예수님의 몸’입니다. 신앙인들에게는 그렇죠. 하지만 일반 사람들에게는 이 모든 일이 그저 우스꽝스러운 일처럼 보일 뿐입니다. 왜냐하면 아무리 겉으로 보아도 그 받아 모시는 것은 흰 빵조각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아닌 게 아니라 성체는 통상적으로 봉쇄 수도원에서 수녀님들이 만드는 밀떡(제병, 제사에 쓰이는 빵이라는 의미로 빵을 부풀리는 데 쓰는 재료를 전혀 넣지 않은 밀로 만든 빵)일 뿐이니까요. 그러나 그 밀떡은 예수님이 제정하신 거룩한 ‘미사’를 통해서 축성(거룩하게 됨)되게 되고 그리하여 예수님의 약속대로 그분의 몸이 되는 것입니다. 그것을 우리 신앙인들은 ‘성체’라고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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