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믿고 세례를 받는 이는 구원을 받고 믿지 않는 자는 단죄를 받을 것이다. (마르 16,15-16)
복음의 선포는 할 수도 있고 하지 않을 수도 있는 일이 아닙니다. 우리가 신앙을 받아들이고 이 길에 진정한 생명이 있다는 것을 믿고 고백한 순간부터 복음의 선포는 우리에게 당면과제로 다가오는 것입니다. 신앙을 사는 사람은 그 순간부터 복음 선포자가 됩니다.
물론 이 복음 선포의 양식을 단 하나의 방법으로 착각하면 안됩니다. 생판 모르는 장소에 가서 생판 모르는 사람에게 ‘믿으라’고 하면서 주절주절 성경 이야기를 꺼내는 것을 복음선포의 전부로 생각해서는 안됩니다. 그런 탈렌트를 가진 사람도 필요하겠지만 보다 본질적인 복음 선포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이루어집니다.
신앙을 사는 것이 복음 선포의 핵심입니다. 복음을 아무리 말로 잘 풀어낸다고 해도 그 복음을 직접 사는 사람이 더 나은 법입니다. 사람은 말로 감화되기 이전에 삶으로 감화되기 때문입니다. 말을 아무리 멋들어지게 잘 해도 그의 실제적인 삶이 정반대라면 그의 말을 듣고 그 말을 따를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복음은 삶의 실천으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진실한 사람, 정의로운 사람, 사랑하는 사람, 선한 사람, 온유한 사람, 친절한 사람, 겸손한 사람이야말로 복음을 올바로 이해하고 받아들인 사람입니다. 자신의 삶 그 자체가 복음을 증거하는 셈이지요. 삶 자체로 복음을 증거하고 선포하고 있는 가장 강력한 복음 선포자인 셈입니다.
저녁이면 조용한 곳을 찾아 묵주기도를 바치거나 홀로 성경을 읽는 어머니의 모습을 곁눈질로 보고 자라온 아이는 따로 신앙에 대해서 열과 성을 다해서 가르치지 않더라도 자신이 힘겨워질 때에 어머니의 그 아름다운 모습을 떠올리면서 신앙을 찾게 될 것입니다. 아이를 억지로 교리반에 보내고 복사단에 보내는 것보다 훨씬 나은 선교의 방법이지요. 수많은 어머니들이 자신의 삶은 신앙적으로 가꾸지 않으면서 자녀들에게는 성인이 되기를 강요하는 경우를 흔히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해서는 신앙이 전해지지 않게 마련입니다.
복음은 선포해야 합니다. 자신에게 말을 잘 하는 재주가 있다면 나서서 사람들 앞에서 복음을 선포해야 하고, 글을 잘 쓰는 재주가 있다면 글로써도 복음을 전해야 합니다. 하지만 가장 우선적이고 기초적으로 스스로가 복음화되어야 합니다. 바로 거기에서 진실한 말과 진실한 글이 나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복음은 반드시 선포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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