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복은 공기와 같은 것입니다. 늘 우리 주변에 존재하지만 우리는 그 존재를 잊고 사는 것이지요. 축복을 느낄 수 있을 때는 공기를 느낄 수 있을 때와 비슷합니다. 바로 그 공기가 부족할 때이지요. 평소에는 늘 숨쉬기 때문에 인식하지 못하던 공기가 숨이 막히면 새삼스레 존재한다는 것을 깨닫는 것처럼, 우리가 은총을 깨닫게 되는 시기는 바로 은총이 부족하거나 은총을 잃을 때, 즉 죄를 지을 때이지요. 우리가 평소에 공기를 소중히 여길줄 알았다면 매 숨쉬는 시간마다 감사를 드렸을 것이건만 우리는 그렇게 하지 못하고 공기가 부족할 때가 되어서야 비로소 그 진정한 가치를 깨닫는 셈입니다.
축복은 특별히 받는 것이기도 하겠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이미 존재하는 축복을 깨닫고 인식하는 것입니다. 하느님은 우리에게 이미 충만히 축복을 내리셨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미 존재하는 그것을 깨닫지 못하고 언제나 우리가 바라는 식의 축복만을 기다리면서 하느님에게 불만을 품기 시작하는 것이지요.
훗날 우리의 삶 전체가 하느님의 축복이었음을 깨달을 때가 올 것입니다. 하느님이 허락하시지 않으면 단 한 순간도 더 지속할 수 없는 삶을 살아 왔다는 것을 가로늦게 이해하게 되는 것이지요. 그러나 그 때에 과연 우리는 어떤 준비를 하고 있을까요? 과연 우리의 양 손은 하느님의 마음에 드는 업적으로 가득하게 될까요? 아니면 순전히 우리의 이기심으로 이룬 일들 만을 들고 있을까요? 우리는 하느님의 축복을 너무나도 소홀히 했고 무책임하게 살아오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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