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은 나쁜 나라지요?
볼리비아 사제 모임에 참석하면 흔히 듣는 말입니다. 저는 이렇게 대답해 주었습니다.
- 그들이 하는 잘못은 나쁜 짓이지만 문제를 잘 이해해야 해요. 거기 사는 모든 사람들이 악한 사람들은 아니니까요. 한국이라는 나라는 원래 하나였어요. 그러다가 강대국들의 이데올로기에 의해서 분열되기 시작했지요. 한 나라가 악명을 얻었다고 해서 그 모든 구성원이 나쁜 건 아니에요. 결국에는 복음을 전해야 하는 대상들이고 사랑해야 하는 형제들이지요. 그리고 그 악명이라는 것도 강대국들의 힘의 논리에 의해서 규정되는 경우가 많아요. 만일 볼리비아가 온통 마약이 판을 치는 나쁜 나라라고 한다고 해서 그 안에 사는 사람들 모두가 나쁜 건 아닌 것과 마찬가지에요. 북한에서 하는 여러가지 일들이 옳지 못한 것은 사실이에요. 하지만 결국은 다시 하나로 뭉쳐야 하는 형제들이지요.
사람들은 자연스레 더 많이 외쳐대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됩니다. 그것이 군중의 특성이지요. 왜 그렇게 되었는가에 대해서는 크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광고가 성공하는 이유도 그것이지요. 사람들은 여러번 반복해서 듣고 바라봄으로 인해서 그 물건이 필요하다고 막연히 인식하게 되는 것입니다. 실제로는 전혀 필요하지 않은 물건인데도 말이지요.
전쟁이 필요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적절히 싸움이 일어나고 분쟁이 일어나야 먹고 사는 사람들입니다. 그렇지 않고 긴장감이 풀어지게 되면 자신들이 누리고 있는 기득권에 큰 손상을 입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을 규정해 놓고 매일같이 나쁜 사람으로 규정한 이들에 대해서 비방하는 말을 떠들어대어야 합니다. 그래야 자신들이 원하는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은 이 모든 일을 알고 계십니다. 그리고 저마다 제 몫을 받게 될 것입니다. 모든 분열을 야기하는 이들은 하느님 나라에 합당하지 않을 것입니다. 상대를 죽일 듯이 대하던 이가 하늘 나라에서 그 상대와 마주하게 된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아니 자신이 그렇게 비난하던 이데올로기의 사람이 오히려 선과 사랑으로 자신보다 높은 곳에 머물러 있는 것을 보면 과연 어떤 기분이 들게 될까요? 나쁜 짓은 분명히 나쁜 짓입니다. 하지만 모든 이들을 싸잡아 적으로 규정하는 일은 굉장히 위험한 일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해야만 먹고 산다고 믿는 이들이 있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이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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