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우러러 그것들을 축복하신 다음(루카 9,16)
우리는 때로 지나치게 지상의 것들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그래서 아주 잠시나마 하늘을 바라보면서 하느님을 떠올릴 여유도 없는 때가 많습니다. 반대로 온갖 지상의 일에는 정신을 쏟지요. 그야말로 지상의 것과 천상의 것을 완전히 분리시켜 놓은 셈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지상을 살아가는 모든 순간에 천상은 지상을 굽어보고 있습니다. 우리의 모든 행위는 천상적인 것이 될 수 있습니다. 아무리 하찮고 보잘 것 없는 행동이라도 우리가 눈을 들어 하늘을 바라보고 하느님과의 일치를 갈구하면 천상적인 행위로 변하게 됩니다.
모든 일을 진심으로 하고 성심껏 하고 사랑을 다해서 하면 심지어 밥을 먹는 행위 하나도 거룩한 행위로 변할 수 있게 되고 기적의 순간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우리에게는 빵을 수천배로 불리는 기적은 쉽사리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에게는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에게 일어나야 할 기적은 우리가 이미 가진 것을 나눌 줄 아는 마음을 지니는 것입니다. 그것이 이 시대에 필요한 진정한 기적이 됩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나눌 줄은 모르는 채로 여전히 자신의 몫을 불리는 기적 만을 갈구합니다. 그러니 기적이란 존재하지 않는 것이지요. 하느님은 우리에게 달을 가리키는데 우리는 그 손가락만 쳐다보고 있는 꼴이 됩니다.
이제는 눈을 들어 하늘을 우러러 보십시오. 그리고 진정한 축복을 기원하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그 축복이 우리의 마음 안에 내려오게 되고 우리가 변모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에 불과한 존재이지만 하느님의 축복을 통해서 수많은 이들을 배불릴 수 있는 천상의 존재로 뒤바뀌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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