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현상을 보면서 원리를 찾아냅니다. 중력, 원심력, 부력 등등의 모든 원리들을 찾아내어 그것을 다시 적용해서 여러가지 일들을 구체적으로 해내곤 하지요. 하느님은 인간에게 그럴 수 있는 지혜를 주신 것입니다. 그리고 인간은 그것을 통해서 온갖 편의시설을 만들어 냈지요. 그리고 우리는 그것을 문명이라고 부릅니다.
같은 지혜를 이용하면 우리 인간은 내면의 원리들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인내란 무엇이며 탐욕이란 무엇인지, 신앙이란 무엇이며, 교만이란 어떤 것인지 그 내면에 흐르는 원리를 알 수 있게 되지요. 그리고 그 알아낸 것들을 이용해서 내 안에 그릇된 것을 막고 좋은 덕을 쌓을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현상계의 법칙과는 달리 내면의 법칙들은 그것을 알아내고 수정하는 데에 있어서 결정적으로 본인의 의지와 노력이 필요합니다. 한마디로 힘이 쓰인다는 말이지요. 세상의 원리를 발견하면 우리 인간은 더욱 편해지는데 내면의 원리를 발견하고 적용하려면 힘이 쓰이는 것입니다.
그래서 누군가 박사의 학위는 가질 수 있지만 그렇다고 그 자체로 성인군자가 되지는 않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사실이 그러하지 학위와 직위가 높아질수록 사람이 겸손해지기보다는 오히려 반대로 교만해지는 경우를 적지 않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인간은 내면을 건드리는 것을 힘들어합니다. 그냥 하던 일을 하기를 바랄 뿐이지요. 누군가 가장 높은 산을 정복할 수는 있겠지만, 실제로 그에게 더욱 힘든 것은 가족을 사랑하는 것이기에 거기에서 도피하는 수단으로 전혀 다른 힘든 일을 고른 것일지도 모릅니다. 가족과 함께 희생하는 것은 자신에게 아무런 외적 명예도 가져오지 않지만 외적 도전을 겪어내면 사람들의 찬사가 터져 나오기 때문에 그는 그 일을 스스로 도맡아 하는 것이지요.
세상은 이런 저런 처세술 및 성공체험담을 쏟아내어 놓지만 그것이 메뉴얼이 될 수 없는 것은 그것을 그대로 실천하는 이가 적기 때문입니다. 사실 모든 인간의 지혜는 하느님의 말씀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말씀이 이루어지지 않는 까닭은 바로 ‘십자가’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십자가를 지기 싫어합니다. 하지만 우리의 영원한 생명은 십작가라는 길을 거치지 않고는 얻을 수 없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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