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께서는 그 과부를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시어 그에게, “울지 마라.” 하고 이르시고는, 앞으로 나아가 관에 손을 대시자 메고 가던 이들이 멈추어 섰다. 예수님께서 이르셨다. “젊은이야,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어나라.” (루카 7,13-14)
예수님은 대뜸 일부터 하시는 게 아닙니다. 먼저 과부에게 다가가 위로를 전하십니다.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일은 외적으로 중요해 보이는 일이 아닙니다. 보다 소중한 것들이 있습니다.
한 사제가 새로운 본당을 짓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대뜸 건물부터 올리는 게 일이 아닙니다. 먼저 공동체에 다가가서 공동체를 보살펴야 합니다. 공동체가 힘이 있기는 한지, 행여 힘들어하는 이가 있지는 않은지, 무엇이 진정으로 부족하고 필요한지를 먼저 살펴야 합니다. 그리고나서 일을 시작해도 됩니다.
사람들은 외적 일의 중요성만을 바라보고 일을 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직장일 때문에 가정을 소홀히 하고, 세상일 때문에 교회의 거룩한 것들을 소홀히 하고, 돈 때문에 마음을 망치곤 하지요. 아닙니다. 예수님은 그렇게 일하시지 않았습니다.
예수님의 삶을 잘 살펴보면 굳이 하지 않아도 될 일들을 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수님은 나병 환자에게 굳이 손을 대시고(루카 5,13), 귀먹고 말 더듬는 이에게 굳이 손가락을 넣고 침을 발라 손을 대시고(마르 7,33), 진흙을 개어 장님의 눈에 대시기도 합니다.(요한 9,6) 왜냐면 예수님은 치유 그 자체보다도 그들이 위로받는 것을 더 우선시 하셨기 때문이지요. 예수님은 말 한마디로 치유할 수도 있었습니다. 백인대장의 종도 그렇게 나았고, 하혈하던 부인도 별다른 치유 행위 없이 나았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만나는 이들이 위로받기를 원하셨던 것이지요.
우리는 무슨 일을 해야 할지 잘 살펴야 합니다. 행여 세상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 때문에 하느님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소홀히 하지 않도록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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