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께서는 이 말씀을 하시고, “들을 귀 있는 사람은 들어라.” 하고 외치셨다. (루카 8,8)
예수님은 종종 이 표현을 사용하셨습니다. 그것은 사람들에게 귀가 없어서가 아니라 들을 마음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말하는 이가 앞에 있다고 해서 모두가 듣는 것은 아닙니다. 때로 말하는 이의 말은 허공으로 공허하게 사라져 버리곤 하지요.
하느님의 말씀이신 분이 인간이 되어 우리들 앞에 오셨지만 모두가 그분의 말씀을 귀기울여 들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때로는 그분을 모함하려고, 혹은 작은 실책을 잡아서 상부에 보고하려고 염탐하기 위해서 온 이들도 있었지요. 그들은 말씀을 망가뜨리려고 온 사람들이었습니다.
또 다른 이들은 그저 지루한 말씀의 시간이 끝나 빵조각이나 얻어 먹으려고 온 사람도 있었습니다. 혹은 그나마 인기가 있는 예수님을 얼굴이나 보려고 호기심에 온 이들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예수님은 말씀을 전하셨습니다. 모든 이들이 그분을 듣도록 말이지요. 그러나 모든 이가 그분을 들은 것이 아니었습니다. 들을 귀가 있는 이들만이 그분의 말씀을 들었을 뿐입니다.
귀로 들어오는 것은 음성입니다. 그리고 그 음성을 올바로 이해하고 나의 내면에 받아들이면 그것은 뜻있는 말이 됩니다. 따라서 우리는 그 방식으로 말씀을 받아먹을 수 있습니다. 음식을 입에다 씹다가 뱉으면 전혀 몸으로 영양이 가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말씀도 단순히 귀로 듣는다고 해서 그것이 나의 것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말씀은 그 본래의 의미를 깨닫고 ‘실천’해야 하는 것이지요.
물론 ‘말하는 이’도 중요합니다. 정말 하느님을 전하려는 열망이 있어서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그 시간을 때우려고 말하는 이들도 존재하고, 또 하느님에게 사람을 이끌기 위해서가 아니라 말하는 이 본인에게 사람들을 이끌려고 말하는 이들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일들은 계속해서 일어나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그 가운데 마치 자석이 서로를 향해 이끌리듯, 말하는 이와 듣는 이들이 서로 만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실천하여 영원한 생명의 발판을 마련해 나갈 것입니다.
좋은 땅에 떨어진 것은, 바르고 착한 마음으로 말씀을 듣고 간직하여 인내로써 열매를 맺는 사람들이다. (루카 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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