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샌가부터 쉬운 것, 편한 것이 ‘좋은 것’이 되고 어렵고 힘든 것이 ‘나쁜 것’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더욱 더 쉽고 편한 것을 찾게 되었고 어렵고 힘든 것은 피하게 되었지요. 사실 우리가 하는 모든 노력들은 삶을 더 쉽고 편하게 하려는 것이지만 실제로는 언제나 어렵고 힘든 일이 존재하게 마련입니다.
그런 가운데 교회는 우리에게 ‘십자가’를 제시합니다. 십자가는 결코 쉽고 편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가장 어렵고 가장 힘든 것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교회의 아름다운 외적 모습에 다가서다가 그 안에 숨어 있는 십자가를 발견하고는 도망가려 합니다.
그러나 십자가는 단순히 사람을 고생 시키려는 것이 아닙니다. 십자가는 무엇이 삶의 진리인 가를 가르쳐줍니다. 우리가 왜 십자가를 져야 하는지 우리에게 알려 줍니다. 이 세상의 가식적인 얼굴을 보여주고 이런 세상을 견뎌내고 힘을 길러 진실하고 의롭게 살아가려면 십자가가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을 알려 줍니다.
결국 좋고 나쁨의 의미가 더욱 깊은 차원으로 바뀌게 됩니다. 무조건 편하고 쉬운 것이 좋은 것이 아니라 마지막에 우리를 어디로 인도하는가 하는 것이 좋고 나쁨을 가르는 핵심이 됩니다. 십자가는 우리를 영원으로 인도하기에 좋은 것이 되고, 일시적인 쾌락은 우리를 허무한 존재로 만들어 버리기 때문에 좋지 못한 것이 되고 말지요.
여전히 사람들은 이를 올바로 깨닫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자신들에게 영양분이 되지도 못하는 것을 바라고 그것 때문에 시기하고 다투곤 합니다. 그로 인해서 십자가는 그 본래의 가치를 더욱 잘 드러내게 됩니다. 십자가는 현대를 치유하는 유일한 영적 치유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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