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무언가에 집착하기 시작하면 다른 것을 바라보는 능력을 상실하게 됩니다. 인간은 영리하지만 그 영리함을 지혜라고 할 수 없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입니다. 누군가 자신의 영리함으로 박사과정을 딸 수 있지만, 그 박사 학위가 자신의 가정 생활의 평화를 보장하지 않는 것은 그가 자신에게 주어진 영리함을 한 방향으로만 사용했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현명하다고 하는 것은 여러가지를 두루 본다는 말입니다. 인간은 주변의 모든 것을 관찰할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우리는 무엇보다도 우리 안에 숨은 것을 볼 줄 알아야 합니다. 그것을 영혼이라 부르고 그 주인을 하느님이라 부릅니다.
사실 모든 지혜는 바로 이 하느님에게서 나오는 것입니다. 우리가 지혜를 활용하는 부분은 우리 지체의 어느 부분이 아닙니다. 지혜는 심장에서나 두뇌에서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지혜는 영혼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 영혼에 집중해서 그것을 두루 살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학위를 지니고도 어리석은 사람으로 전락해 버릴 수 있습니다.
정반대의 이야기를 할 수도 있습니다. 사람이 지혜를 가지고 있지만 그것이 외적으로는 전혀 드러나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본당의 난다 긴다하는 사람들보다도 중학교도 졸업하지 못한 어느 할머니에게 진정한 삶의 지혜가 머무를 수도 있습니다. 정말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그 할머니는 자신에게 주어진 모든 것을 감사히 받아들일 줄 아는 사람일테니까요.
우리가 집착하는 것에서 눈을 떼어야 합니다. 그래야 높이 올라서 더 많은 것을 직시할 수 있습니다. 집착에서 벗어날 때에 하느님과 영원에 눈길을 둘 수 있게 되고 그리고 다시 세상을 바라볼 때에 그 허망함을 깨닫게 되는 것이지요. 그리고 비로소 감사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무언가에 마음을 사로잡혀 있을 때에, 나의 일, 내가 갖고 싶어하는 것, 사람들과의 관계, 건강과 미모, 그 밖의 온갖 잡다한 것들에 사로잡히기 시작할 때에 우리는 그것들의 종이 되어버리고 맙니다.
깨달으십시오. 모든 것은 흘러가고 우리가 이 땅에서 가졌다고 생각한 모든 것을 잃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영원에 맞닿아 있어야 합니다. 눈을 들어 높여야 합니다. 보다 넓게 바라보고 보다 멀리 바라볼 줄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진정한 행복을 찾게 될 것입니다.
허무로다, 허무! 코헬렛이 말한다. 허무로다, 허무! 모든 것이 허무로다! (코헬 1,2)
댓글
집착 내려놓지 못함과 비우지 못하고 있는 마음들 신부님 글 읽으며 더 많이 성찰합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