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이 주님의 잔도 마시고 마귀들의 잔도 마실 수는 없습니다. 여러분이 주님의 식탁에도 참여하고 마귀들의 식탁에도 참여할 수는 없습니다. (1코린 10,21)
주님의 잔은 수난의 잔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마지막은 영원한 생명이 살아 숨쉬는 잔이지요. 마귀들의 잔은 쾌락의 잔입니다. 그러나 그 마지막은 영원한 파멸의 독이 숨어있는 잔입니다.
주님의 식탁은 자유로움과 기쁨, 평화가 가득한 곳입니다. 반면 마귀들의 식탁은 온갖 음모와 술책, 편법과 악의가 가득한 곳입니다.
두 잔을 동시에 마시거나 두 식탁에 동시에 참여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인이고 마땅히 주님의 식탁에 참여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스스로의 위치를 분별하지 못하는 그리스도인이 있습니다. 그들은 마귀들의 식탁을 주님의 식탁으로 탈바꿈 하는 이들입니다. 겉으로는 웃지만 속으로는 서로를 향한 증오를 가득 채우는 이들이지요. 탐욕스럽고 자신들의 위신을 중요시 여기고 다른 이들을 지배하고 싶어하는 이들입니다. 그러나 그들의 모습을 고스란히 드러내었다가는 사람들에게 뭇매를 맞을 것이기에 언제나 겉모습을 꾸미고 다닙니다. 거짓 선으로 치장을 하는 것이지요.
우리에게는 분별력이 있습니다. 그러나 스스로 그 분별력을 내던지는 사람은 당연히 분별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 탓을 남에게 돌릴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충분히 해낼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스스로 그것을 포기한 셈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사랑과 증오를 분별하지 못합니까? 여러분은 누군가가 파괴하고 있는지 모으고 쌓고 있는지 분별하지 못합니까? 여러분은 누가 욕심을 잔뜩 내고 있는지 아니면 진실한 열정으로 일하고 있는지 분별하지 못합니까?
그러나 우리의 눈이 욕심으로 가려진 뒤로 우리는 사랑보다는 이해관계가 중요하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눈이 명예욕으로 가려진 뒤로 우리는 진실보다는 나의 위신이 소중하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눈이 권력욕으로 가리워진 이후로 우리는 정의보다는 나의 권력을 보장해주는 힘이 더 소중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마귀에게 스스로의 자유를 내어 맡기고 그들의 종이 되어가는 것입니다. 절대로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됩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자녀이고 자유로운 이들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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