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위해서는 재화를 모으면서 하느님 앞에서는 부유하지 못한 사람 (루카 12,21)
지혜로움은 하느님으로부터 나옵니다. 그래서 지혜를 지닌 사람은 하느님을 잘 아는 사람이 됩니다. 앞뒤를 바꾸어 말해도 됩니다. 하느님을 잘 아는 사람이 지혜로운 사람입니다.
하느님을 알지 못하는 사람은 어리석은 사람입니다. 그가 대학 교수라도, 아무리 유명한 사람이나 권력가라도 하느님을 알지 못하면 그는 어리석은 사람이 됩니다. 그리고 그의 어리석음은 재물을 대하는 그의 태도에서 드러납니다.
그는 모으고 쌓을 줄 알지만 나눌 줄을 모릅니다. 그것 자체가 바로 그가 하느님을 전혀 알지 못한다는 것을 반증합니다. 성당에 나와서 아무리 중요한 직분을 맡고, 거룩한 전례에 자주 참여한다고 해도 상관 없습니다. 그가 탐욕스러운 사람이라면 그는 하느님을 알지 못하는 사람이 됩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하느님은 당신의 자녀들을 예외없이 사랑하시기 때문입니다. 즉, 하느님은 가난한 이도 부유한 이도 똑같이 사랑하십니다. 그리고 모두가 행복하기를 바라시지요. 헌데 부유한 이들이 자신들을 위해서 축재를 하고 가난한 이들을 무시한다면 그들은 자신들을 돌보는 하느님을 의도적으로 무시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부유한 이가 부유하게 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하느님의 도우심 덕분이었기 때문이지요.
하느님이 그들에게 능력을 주지 않았다면 그들은 아무것도 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하느님이 행여 그들을 지구상에서 가장 외떨어진 곳에 두었다면 그들은 지금의 부를 누리지 못할 것입니다. 그들이 부를 누리는 것은 하느님께서 그들에게 기회를 주었고, 그렇게 얻은 것을 보다 가난한 이들과 나누기를 바라셨기 때문이라는 것을 그들은 잊고 사는 것이지요.
그들은 지독한 구두쇠입니다. 사실이 그러하니 있는 이들이 돈을 섬기는 것은 가난한 이들이 필요한 것을 구하는 것보다 더 철저하고 명확합니다. 그들은 얻는 것이 없으면 절대로 주지 않습니다. 그들이 순수한 마음으로 하는 자선은 거의 찾아보기 힘이 듭니다.
때가 이르러 하느님은 주셨던 것을 거두어 갈 것입니다. 그리고 그때에 그들은 후회를 하겠지요. 자신들의 손에 쥐고 있던 것들이 자신의 몫이 아니었다는 것을 깨닫는 것입니다. 그리고 정작 자신들의 영혼이 텅텅 비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왜냐면 그들은 하느님 앞에 드러낼 만한 일을 하나도 하지 않았으니까요.
우리는 하느님 앞에 부유할 줄 알아야 합니다.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것에 언제라도 움직일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뚱뚱한 사람이 날렵하게 몸을 움직이기가 힘이 드는 것처럼 부유한 이들은 자신들이 이미 소유한 것들에 대한 집착 때문에 쉽게 하느님의 뜻에 자신의 뜻을 내어맡기지 못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어리석은 자야, 오늘 밤에 네 목숨을 되찾아 갈 것이다. 그러면 네가 마련해 둔 것은 누구 차지가 되겠느냐?’ (루카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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