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을 어기지 않는 것이 선이 아닙니다.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 선입니다. 이를 올바로 이해하지 못하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들은 단순히 법을 어기지 않았다고 자신을 두둔하면서 스스로를 선한 사람이라고 칭합니다. 하지만 그들의 손은 아무런 사랑의 실천도 없이 텅텅 비어 있습니다.
예수님은 규율로 사람을 보시지 않습니다. 예수님은 그의 내면의 성실성으로 사람을 보십니다. 기도 시간에 앉아 있는 여러 수련 수녀들 중에 한 사람은 비록 시간은 엄수했지만 억지로 끌려 나오듯 나와서 죽을 상을 하고 앉아 있는가 하면 다른 누군가는 아직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여러가지 수녀원의 법규를 완전히 익히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기도 시간이 마냥 즐겁고 기쁠 수 있습니다. 하느님은 시간을 엄격히 잘 지켰다고 첫 수녀는 두둔하는 것이 아니라 기쁘고 즐겁게 기도에 임하고 있는 두 번째 수녀를 돌보아 주실 것입니다.
많은 예물을 내는 것이 그의 정성을 드러내는 것이 아닙니다. 부자들이 많은 것을 내었지만 예수님은 가난한 과부가 온 마음으로 드리는 정성을 더 소중히 여기셨습니다.
우리는 오랜 시간 동안 신앙 생활을 하면서 ‘선’이라는 것에 대해서 참으로 많이 오해하고 있습니다. 주일미사를 어기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는 배웠지만 도대체 구체적으로 사랑을 어떻게 실천하는지 배우지 못해서 주일미사에 다녀와서 집안 식구들과 다툼을 벌이곤 합니다. 그것은 본말이 뒤바뀌어도 크게 뒤바뀐 것이지요.
선을 실천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겸손하게 예수님 앞에 가서 배울 필요가 있습니다. 예수님에게 배운다는 것은 신학 학위를 따는 것이 아닙니다. 무슨 강좌를 듣고 수료증을 따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러한 것들이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교만을 내려놓을 수 있어야 합니다. 온갖 꾸르실료와 신학 과정을 이수하고 다른 이들 앞에서 교만하게 스스로를 드러내는 이보다는 가난한 시골 노인이 겸손하게 바치는 묵주 한꾸러미를 하느님은 더 소중히 여기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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