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를 펴고 머리를 들어라."
오늘 복음의 마지막 말씀입니다.
마지막 날에 대한 경고를 하시면서
그 날이 다가와서 온갖 징조가 보이면
'허리를 펴고 머리를 들라'고 하십니다.
이 말인즉슨,
평소에는 허리를 구부리고 머리를 숙이라는 말입니다.
이 낮아짐의 신비를 올바로 이해한 사람들이 얼마나 될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마다 높아지려 하다보니 서로들을 미워합니다.
그만 내가 낮아지면 세상이 조용할텐데
저마다 자신의 자리를 빼앗기지 않으려고 바둥대다보니까
평소부터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머리를 쳐들어 키재기를 하고 있습니다.
"내가 너보다 더 많이 안다."
"내가 너보다 더 많이 가졌다."
"내가 너보다 신분이 높다."
"내가 너보다 더 거룩하다."
이런 비교들은 결국 "내가 너보다", 즉 나와 네가 다르다는 걸 전제합니다.
서로 달라지려는 공동체가 하나될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모두 형제들입니다.
오직 하느님 한 분만이 우리의 아버지이시고
나머지 우리 모두는 형제들이고 서로 도우라고 이 땅에 모여 살아갑니다.
오로지 전능하신 하느님 앞에서 우리 모두가 허리를 구부리고 고개를 숙이고
겸손되이 살아갔으면 합니다.
그리고 그 날이 다가왔을 때에야,
"허리를 펴고 머리를 드십시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