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으로만 낳는다고 자식이 아닙니다. 자녀라는 존재는 부모라는 존재의 보살핌을 받는 이들을 자녀라고 합니다. 그 유대관계가 부모와 자녀의 관계를 만드는 것이지요.
세상에는 참으로 다양한 종류의 부모가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부모는 육의 부모이지요. 둘이서 사랑을 하고 그 열매로 자녀를 낳게 됩니다. 물론 자녀는 육으로만 생겨나는 것이 아니지요. 하느님께서 영을 허락하시는 것입니다. 그렇게 한 자녀가 태어납니다.
따라서 부모는 자녀의 육을 돌봄과 동시에 영을 돌보아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하느님께서 맡기시는 것이니까요. 하지만 대부분의 부모들은 자녀의 육만 돌볼 줄 알고 영을 돌볼 줄 모릅니다. 그래서 적지 않은 자녀들이 내적으로 엇나가기 시작하지요. 그리고 머지않아 그 내적 엇나감은 외적으로도 드러나기 시작하게 됩니다. 그리고 부모들은 그제서야 후회를 하지만 이미 늦은 셈이지요.
그러는 가운데 교회 안에는 자녀의 영을 돌보라고 사명이 부여되는 이들이 있습니다. 바로 ‘대부모’들이지요. 그들은 자신의 대자녀의 영혼을 돌보는 사명을 함께 나누어 집니다. 물론 세상에 영혼만 절대적으로 돌볼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영혼과 동시에 필요하다면 육신도 돌보아야 하는 것이지요. 남미에서는 대부모가 그야말로 또다른 부모와 같은 지위를 지닙니다. 법적 지위를 지닌다는 것이 아니라 문화적으로 그렇게 인정된다는 것이지요.
우리는 사제들을 ‘신부’ 즉 영적 아버지라고 부릅니다. 마찬가지로 교회 내의 고귀한 직분을 맡은 이들은 우리의 영적 아버지가 되는 것입니다. 교회의 모든 장상들은 부모의 애정으로 자녀를 돌볼 줄 알아야 합니다. 보살피고 영적인 음식을 먹이고 필요하다면 충고도 해 주어야 하지요.
세상 그 누구도 태어나서 혼자서 크는 사람은 없습니다. 부모라는 존재는 그 육적 혈통을 이어 받았든 아니든 필요하게 마련입니다. 그리고 부모의 역할을 맡은 이는 최선을 다해서 아이가 영육간으로 성장할 수 있게 도와야 합니다. 세상의 모든 부모들에게 축복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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