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고 가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음식을 먹을 겨를조차 없었던 것이다. (마르 6,31)
사람들은 원하는 것을 찾습니다. 그리고 예수님 주변에는 사람들이 넘쳐 났습니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예수님을 원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모두가 똑같은 이유로 예수님을 원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누군가는 병을 치유하는 예수님을 원했고 누군가는 자선을 베푸는 예수님을 원했습니다. 그리고 그 중 일부는 가르침을 원했습니다.
육체의 치유를 얻고자 한 이는 병고침을 받고 떠나갔고, 자선을 원했던 이들도 받을 돈을 받고 떠나갔습니다. 하지만 가르침을 받은 이들은 더 많은 가르침을 위해서 예수님을 따라 다녔습니다.
사제의 주변에는 사람들이 넘쳐납니다. 왜 넘쳐날까요? 무엇을 찾기에 사제들 주변에 사람들이 넘쳐나는 것일까요? 모두가 같은 이유로 사제를 찾지는 않습니다. 사제를 사제 본연의 목적으로 찾는 사람은 사실 일부에 불과합니다. 누군가는 새로운 본당을 지을 때에 연줄을 얻을까 싶어서 사제를 찾고, 다른 누군가는 돈은 남고 집에 있으면 심심해서 좋은 놀이대상을 물색하다가 사제를 찾게 됩니다. 그리고 그 중의 일부는 사제를 그 본연의 목적, 거룩함을 찾아서 다가갑니다.
분주한 사제는 때로 가만히 멈추어 서서 스스로를 반성해 보아야 합니다. 과연 나는 어떤 용도로 쓰이고 있는지를 분별해야 합니다. 사제는 골프 파트너도 아니고 식사 상대자도 아닙니다. 사제는 하느님의 사제입니다. 만일 본연의 일로 분주하다면 그 사제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설령 식사 시간이 부족하더라도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하지만 사제가 사제 본연의 일이 아닌 다른 일로 분주하다면 조심해야 합니다. 그 사제의 영혼은 위험에 처해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르치고, 봉사하고, 전례를 거행하는 일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그것이 사제 본연의 임무입니다. 우리는 그 일로 인해서 ‘음식을 먹을 겨를조차 없을’ 때에 진정 예수님을 닮은 행복한 사제가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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