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예레미야를 없앨 음모를 꾸미자. 그자가 없어도 언제든지 사제에게서 가르침을, 현인에게서 조언을, 예언자에게서 말씀을 얻을 수 있다. 어서 혀로 그를 치고, 그가 하는 말은 무엇이든 무시해 버리자.” (예레 18,18)
사람들은 자신들의 귀에 순한 말을 듣기 좋아합니다. 그래서 거짓 예언자들의 말을 귀담아 듣습니다. 그들은 사람들의 마음에 솔깃한 말만을 지껄이기 때문에 사람들의 환심을 사게 됩니다.
반면 진정한 예언자는 언제나 찬밥 신세입니다. 때로는 그들의 말을 귀담아 듣는 이들이 있기는 하지만 때가 되어 자기 차례가 오면, 즉 자신의 내면에 있는 어두움을 지적당해야 할 때가 다가오면 그때 사람들은 또다른 모습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예언자는 자신의 길을 멈출 수 없습니다. 진정한 예언자는 사람들의 환심을 사기 위한 존재가 아니라 하느님의 뜻을 이루기 위한 도구이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이루는 도구는 마치 연필처럼 자신을 깎아 나가야 하고 심이 닳아야 합니다. 그러지 않고는 말씀을 받아적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때가 되면 그 도구는 몽당연필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화려하게 장식되어 지나치게 무거워 글씨를 쓸 수 없는 장식용 필기도구보다 하느님은 몽당연필에 볼펜대를 끼워서 쓰기를 선호하실 것입니다. 왜냐하면 몽당연필은 여전히 글씨를 적는 사명을 얼마든지 수행할 수 있으니까요.
예레미야는 공격을 당합니다. 모함을 당하고 중상을 당했지요. 그리고 사람들에게 ‘의도적으로’ 무시당하곤 했습니다. 말씀을 전하는 이에게는 자주 있는 일입니다. 그러니 여러분들이 하느님의 뜻 안에서 일하고 있을 때에 이런 일이 벌어진다고 해서 실망하거나 좌절하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그들은 그들의 몫을 받을 것이고 우리는 우리의 몫을 받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예수님의 말씀처럼 원수를 위해서 기도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제가 당신 앞에 서서 그들을 위해 복을 빌어 주고, 당신의 분노를 그들에게서 돌리려 했던 일을 기억하소서. (예레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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