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그것을 청하였으니, 곧 자신을 위해 장수를 청하지도 않고, 자신을 위해 부를 청하지도 않고, 네 원수들의 목숨을 청하지도 않고, 그 대신 이처럼 옳은 것을 가려내는 분별력을 청하였으니, 자, 내가 네 말대로 해 주겠다. 이제 너에게 지혜롭고 분별하는 마음을 준다. 너 같은 사람은 네 앞에도 없었고, 너 같은 사람은 네 뒤에도 다시 나오지 않을 것이다. 또한 나는 네가 청하지 않은 것, 곧 부와 명예도 너에게 준다. (1열왕 3,10-13)
분별력이 있는 사람, 지혜가 있는 사람은 나침반을 쥐고 있는 사람과 같습니다. 분별력이 없는 사람, 지혜가 없는 사람은 자신이 늘 가던 길만 아는 사람과 같지요. 나침반을 쥐고 있으면 새로운 길에 들어서도 방향을 알아내고 목적지를 향해 나아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분별력이 없으면 자신이 알던 길 외의 길에 들어서면 그만 방향을 잃고 말지요.
장수를 받았으면 오래는 살겠지만 잘 살 수 있을지는 모릅니다. 건강이 악화되어 걸음도 제대로 걷지 못하는데 수명만 늘게 되면 그만한 고욕도 없을 것입니다.
부를 받았으면 그것으로 편안하고 안락하게 살 수는 있을지 몰라도 그 막대한 돈으로 인해서 주변에 탐욕이 가득한 사람들이 모여들 것이고 그 서로의 탐욕으로 분쟁이 끊이지 않게 될 것입니다.
원수들의 목숨을 청해서 그들이 죽게 되면 그 순간은 안락하겠지만 자신이 왜 원수가 생겨났는지를 스스로 성찰하지 않고 또다른 원수가 생겨나게 될 것입니다.
솔로몬은 지혜를 청했고 지혜를 얻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로 인해서 부와 명예도 덤으로 얻게 됩니다. 진정으로 지혜가 있는 사람은 자신이 가진 것을 신중하게 다룰 줄 알고 따라서 재물이 서서히 늘 수 밖에 없습니다. 또한 그가 지닌 지혜로 인해서 명예도 뒤따르게 됩니다. 물론 이는 하느님께서 허락하셔야 가능한 일입니다. 지혜가 있어도 가난하게 사는 사람도 많고 명예는 커녕 도리어 모욕을 받으면서 사는 사람도 많습니다. 하느님은 특별히 솔로몬에게는 왕으로서 그에게 합당한 것을 수여하셨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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