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그분을 못마땅하게 여겼다. (마르 6,3)
고향 사람들의 예수님에 대한 반응이었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의 가르침에 놀라워 하지만 그들의 내면은 그분을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그들이 택한 방법은 못마땅하게 여기는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일은 우리에게도 일어납니다. 우리는 상대가 하는 말의 진실성 이전에 상대의 위치를 먼저 바라보고는 기분나빠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내 자녀가 나에게 하는 말이 이치에 맞음에도 자식에게 그런 말을 듣는 것이 기분 나쁜 경우도 있고, 내 친구 중에 별로 나을 게 없어 보이는 친구가 옳은 말을 할 때에도 비슷한 감정을 느끼고는 합니다. 즉, 우리 안에 잠들어 있는 교만이 우리를 기분나쁘게 하는 것이지요.
고향 사람들은 예수님을 어린 시절부터 지켜봐 왔고, 그분이 자라는 것을 보아왔습니다. 그래서 고향 사람들의 마음에 예수님은 한낱 동네 꼬맹이일 뿐이었던 것이지요. 그런 얕보는 마음이 그들 안에 교만을 불러 일으키고 예수님이 전하는 가르침에 감탄은 하지만 믿음이 생겨나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상황은 우리에게까지 이어져 내려오는 것이지요. 옆에서 지켜봐오던 꼬마가 어느날 커서 사제가 되어 돌아와서 가르침을 전하려고 할 때에 우리는 괜히 그 사제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들먹여가며 자신이 그 사제를 마치 속속들이 안다는 듯이 표현하곤 합니다.
진리를 찾는 좋은 방법은 바로 겸손입니다. 겸손은 우리를 진실한 것에 귀기울일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겸손이 없는 사람은 장막에 가리워져 있게 되고 벽에 둘러싸여 있게 됩니다. 그래서 진리의 강물이 흘러 들어올 수 없게 되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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