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성경에는 수많은 전쟁이 나옵니다. 그래서 그런 과격하고 거칠고 잔혹한 내용들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도 많지요. 하지만 구약이 우리에게 전해주려는 메세지를 올바로 이해한 사람은 그러한 장면들이 오히려 부드러운 표현이라는 걸 압니다.
우리는 전쟁 중에 있습니다. 우리의 일상은 하나의 전쟁과도 같습니다. 어둠의 영은 쉴새 없이 우리를 공격해서 무너뜨리려 하고 우리는 그에 맞서 생활을 유지해가고 있는 것이지요.
신자인 누군가가 이웃과 이야기를 나눌 때에 이웃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들이 유익할 리가 없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분별하고 헛된 생각에 빠져들지 않도록 준비하고 있어야 하지요. 하지만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은 채로 맞아들이게 되면 우리는 그 생각에 물들어가게 됩니다. 전쟁에서 지는 셈이지요.
우리가 미사에 들어갈 때에 마치 우리는 거룩한 성전으로 나아가는 것과 같습니다. 하지만 아주 작은 소홀함 하나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모든 거룩함을 상실할 수 있게 됩니다. 울려 퍼지는 벨소리와 사제를 향한 험담과 비난과 같은 것들이 우리가 미사에서 온전히 받을 수 있는 은총을 경감시키게 되지요. 우리는 게릴라처럼 잠복해 들어온 세상의 생각에 패배하는 것입니다.
영화를 보거나 텔레비전을 볼 때에 우리는 세속적 사고의 폭풍을 경험하게 됩니다. 우리가 그것을 올바른 시선으로 보지 않으면 그 안에 숨어있는 온갖 사고들의 침공을 당하게 되지요. 우리는 전쟁에서 지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의 일상은 영적으로 거룩함과 세속화의 사이에서 벌어지는 거대한 전쟁 가운데 있습니다. 구약에서 다루는 장면 장면들은 우리가 마주하는 일상의 장면들의 내적 표현을 구체적으로 보이는 전쟁으로 묘사해 두었다고 보면 됩니다. 하느님을 향해 있는 사람이 거친 공격 속에서도 어떻게 살아남는지, 또 하느님을 벗어난 작은 소홀함이 전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와 같은 이야기들이 참으로 많지요. 구약을 영적으로 분별하고 읽게 되면 그 안에서 얻어낼 수 있는 유익한 것들이 참 많습니다.
아무리 나라가 강하고 부귀 영화를 누린다 하더라도 그 안에 하느님의 백성이 존재하지 않으면 머지않아 역사 속에서 사라지게 됩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이니 우리의 육신이 아무리 건장하고 우리가 경제적으로 부를 누린다고 하더라고 우리의 영혼이 하느님에게서 벗어나 있으면 그 모든 것을 잃는 것은 일순간에 불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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