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와 선에 반항하는 마음은 아주 못된 마음입니다. 참된 길을 알면서도 의도적으로 그것에 거부하기 시작할 때에 우리 안에는 ‘악한 흐름’이 형성되기 시작합니다. 우리의 의지는 훈련되어 가는 것이라서 선으로 자주 기우는 의지는 선한 경향을 지니게 되고, 반대로 악으로 자주 기우는 의지는 악한 경향을 지니게 됩니다.
한번 형성된 의지의 경향은 바꾸기가 참으로 쉽지 않습니다. 이는 그릇된 습관을 고치는 것과도 비슷합니다. 한 번 습관이 된 행동은 참으로 바꾸기가 쉽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의지도 한 번 그 쪽 방향으로 꺾이고 나면 다른 방향으로 바꾸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불가능은 없는 법이지요. 아무리 악한 의지라도 자신이 꾸준히 노력하고 선을 훈련해 나간다면 서서히 바뀌어 나가게 됩니다. 무엇보다도 이런 일은 우리의 노력이기보다 하느님께서 도와주시는 일입니다. 하느님의 도움이 있으면 한 영혼이 어둠에서 빛으로 나아가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 영혼이 도움을 수락하느냐 하지 않느냐 하는 것이지요.
외적 행위로 선을 가장한 행위를 한다고 해서 사람이 선해지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자신의 위선으로 인해서 내면에 더 큰 악이 점점 준비되어 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늘 ‘착하다’ 소리만 들어온 사람에게 작은 지적을 하나 해 주었을 때에 그 사람이 발끈하고 나서는 것을 때로 관찰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그가 진정한 선을 위해서 헌신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교만을 위해서 열심히 봉사한 것에 불과한 셈이지요.
겉으로 드러나는 것이 전부는 아닙니다. 실제로 일어나는 일은 내면에서 벌어지고 있고 그것은 교묘히 숨어 있습니다. 하지만 숨은 것도 보시는 하느님 앞에서는 가리워진 것이 하나도 없지요. 하느님은 선한 의지의 추수꾼이십니다. 그리고 당신의 나라에는 선한 의지를 가진 이들이 가득 모여 있습니다. 악한 의지를 지닌 사람은 발디딜 곳이 없지요. 천국이 천국인 이유는 거기에 값비싼 스포츠카가 즐비하기 때문이 아니라 모두가 선한 의지로 서로가 서로의 필요를 돌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이 세상에는 온갖 종류의 사람들이 모두 섞여 살고 있지요. 그리고 악한 의지의 사람도 충분히 있습니다. 밀과 가라지는 섞여 살아야 합니다. 그래야 밀이 더 강하게 뿌리를 뻗고 튼튼해질 수 있고, 또 가라지도 어떤 기회에 밀로 탈바꿈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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