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린토 1서의 바오로 사도의 의견은 세상 사람들에게는 조금 지나친 것처럼 느껴집니다. 왜냐하면 바오로 사도는 현재를 ‘재난’이라고 표현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혼인에 대해서 어찌보면 지나치게 ‘보수적인’인 심지어는 지나치게 ‘종교적인’ 의견을 제시하기까지 합니다. 즉 혼자 사는 사람이면 차라리 그대로 혼자 살라는 것이지요. 물론 현대의 사람들은 이런 바오로 사도의 글과는 크게 상관없이 살아갑니다. 오히려 반대로 어떻게 하면 결혼을 잘 할까, 어떻게 하면 배우자를 만날까 고민을 하면서 살아가지요. 그렇다면 바오로 사도의 이 글은 당시에만 해당되던 글일까요? 바오로 사도는 후대의 사람들에게 미칠 영향에 관해서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일시적인 분별에 사로잡혀 이 글을 적은 것일까요?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현재의 상황은 여전히 우리들, 즉 그리스도 신자들에게 일종의 재난의 상황이라고 생각하고 그것을 저는 지금의 시대의 목자로서 분명히 목도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참된 사랑을 통해서, 또 하느님을 향한 헌신을 위해서 남녀간에 하나가 되려고 하기보다는 그저 그들의 필요에 의해서 혹은 사회적인 풍습이나 자신들의 욕구에 의해서 그런 관계를 맺으려고 드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입니다. 바오로 사도가 우리에게 전하는 말은 여전히 우리에게 고스란히 적용이 됩니다. 우리는 부르심을 받을 때의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설령 원하는 대로 결혼을 하더라도 그게 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바오로 사도가 예견한 대로 현세의 고통을 겪게 될 것은 분명합니다. 여기에서 잠깐 현대에 일어나는 현상을 짚고 넘어갈 필요는 있습니다. 마치 현대의 사람들이 바오로 사도의 충고를 받아들이듯 ‘싱글’의 삶을 선택하는 경우가 적잖이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바오로 사도가 말하는 하느님을 향한 거룩한 방향이 아니라 순전히 이기적인 싱글의 삶입니다. 즉, 누릴 쾌락은 다 찾아 누리면서 절대로 상대와의 계약이나 책임 관계에 물려 살아가지는 않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