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어머니와 내 형제들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실행하는 이 사람들이다. (루카 8,21)
한 아이가 제때 밥을 잘 먹고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잘 놀면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부모님은 흐뭇하게 그 아이를 바라볼 것이고 아이는 그런 부모님의 든든한 지원 속에서 나날이 성장해 가겠지요. 하지만 아이가 늘 바르게 자라는 법은 없습니다. 때로는 사고도 치고 부모님에게 반항도 하고 하지요.
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교회가 늘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실행한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지상의 교회는 완벽주의자들이 모인 곳이 아니라 죄인들이 모여드는 곳이기에 늘 올바른 일만을 기대하기는 힘이 듭니다.
그래서 하느님의 말씀을 듣지 않는 이들이 존재합니다. 이들은 말씀 앞에 귀를 막는 사람들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귀머거리이거나 듣는 데에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반대로 교회 안에서 나름 입지를 굳히고 존경받는 인물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마음은 ‘참된 것’에 열려 있지 않습니다. 그들은 이미 자신들이 누리는 기득권을 더욱 소중히 여기는 이들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들 안에는 ‘교만’이 자리하고 있어서 다른 이들의 충고가 그들에게 들려올 리가 없습니다.
또한 말씀대로 실행하지 않는 이들도 존재합니다. 이들은 말씀에 대해서 너무나 잘 알지만 절대로 실행하지 않는 이들입니다. 그리고 그들의 행실은 말씀의 내용과 정반대로 이루어집니다. 말씀은 용서하라고 하는데 그들은 증오하며, 말씀은 심판하지 말라고 하는데 그들은 심판하고, 말씀은 사랑을 실천하라고 하는데 그들은 이기심에 사로잡혀 자신의 것만을 추구할 따름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머리로는 말씀을 아주 잘 아는 이들입니다. 그러나 절대로 실행하는 법은 없습니다.
그들은 그렇게 스스로 예수님의 형제의 위치에서 멀어집니다. 그러다가 그들의 마지막 순간이 찾아오겠지요. 모쪼록 지나치게 늦지 않았을 때에 구원을 향해 돌아설 수 있게 되기를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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