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재해가 일어나 살던 집을 빼앗길수도 있고, 불의의 사고를 당해 지체를 잃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충분한 사랑과 관심으로 다시 희망을 가질 수 있고 오히려 그런 어려움 중에 진정한 인간애가 드러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인간에게 가장 추악하고 잔인한 건 외적 환경이 아니라 바로 다른 인간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인간의 ‘악’은 언제나 다른 이들을 무너뜨리려 하고 짓밟아 버리고 공포에 떨게 만듭니다. 그것이야말로 인간에게 있어서 가장 잔혹한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제가 복음을 전하는 이유는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사람들이 하느님을 알고 그분의 선과 사랑을 배워서 조금이라도 자신들을 선한 방향으로 이끌어가기 위함입니다. 하지만 그 작업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빛을 아무리 비추어 주어도 인간의 내면에 존재하는 ‘자유의지’라는 신비의 영역은 빛 대신에 어둠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평화롭다, 안전하다.” 할 때, 아기를 밴 여자에게 진통이 오는 것처럼 갑자기 그들에게 파멸이 닥치는데, 아무도 그것을 피하지 못할 것입니다. (1테살 5,3)
하느님은 이 모든 것 너머에 계십니다. 그리고 그분은 의로운 분이라서 결국 저마다 제 행실대로 갚으실 것입니다. 의로움을 추구하는 이에게는 의로움을 넉넉히 주실 것이고 자신의 파멸을 준비하는 이에게는 그가 원하는 대로 이루어 주실 것입니다. 하지만 하느님은 마지막 한 순간까지 자비를 베푸실 것입니다. 그 자비는 길 잃은 양을 위한 것이고 그들이 단 한 번이라도 제대로 빛의 따스함을 체험해서 돌아올 수 있게 하기 위한 것입니다.
너무나 안타까운 일들이 국제적으로 지역적으로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는 요즈음입니다. 이런 때일수록 우리가 더 정신을 차리고 참된 진리를 향해서 마음을 모아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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