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곡은 당신의 곳간에 모아들이시고 쭉정이는 꺼지지 않는 불에 태워 버리실 것이다. (루카 3,17)
하느님께서 정하신 길은 참으로 간단한 셈입니다. 알곡이면 받아들이고 쭉정이는 태워 버린다고 세례자 요한은 설명합니다. 누가 봐도 합당한 일입니다. 우리라도 그렇게 할 것입니다. 뚜껑을 열어보고 맛있는 음식이 있으면 먹을 것이고, 썩은 음식이 들어 있으면 버리겠지요. 그 누구도 맛있는 음식을 내다 버리지 않으며, 또 썩은 음식을 먹으려 들지도 않습니다.
우리의 생은 우리의 부족함을 바탕으로 다시 일어서서 영원의 하느님께 바쳐지는 제물이 되기 위한 과정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우리 스스로 향기로워짐으로 인해서 영원한 하느님의 사랑받는 자녀들이 되고 기쁨과 행복이 충만하게 되는 것이지요.
하지만 그 ‘정화의 과정’이 쉬운 게 아닙니다. 무엇보다도 우리 인류가 어둠에 물들어 있는 상태이고, 우리 자신에게서 나오는 어두움도 존재하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하느님은 당신의 외아들을 보내 우리를 ‘용서’하시고 나아가 그분의 제자들을 시켜 우리를 다시 ‘초대’하는 것입니다.
이런 저런 복잡한 이야기를 할 필요가 없습니다. 간단합니다. 당신이 알곡이라면 곳간에 들어갈 것이고, 당신이 쭉정이라면 꺼지지 않는 불에 태워질 것입니다. 그리고 하느님은 우리를 순식간에 알곡으로 변화시키지는 않지만, 알곡이 되는 법을 성실하고 인내로이 가르쳐 주십니다. 우리는 그 길만 따라가면 되는 것이지요.
그 길은 사랑입니다. 우리는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면 알곡이 되고, 곳간에 모아들여지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반대도 마찬가지로 적용이 됩니다. 누군가 사랑이 없다면, 즉 증오와 시기와 악의에 사로잡혀 살아간다면 그는 훗날 쭉정이로 분류되고 꺼지지 않는 불에 타버릴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 인간은 때로 고집이 대단합니다. 뻔히 아는 길과 방법이 있는데도 그것을 향해서 한 걸음 내딛기 보다는 자신이 머무르고 있는 상태가 좋다며 그냥 그렇게 살려고 합니다. 과연 우리에게 구원은 다가올 수 있을까요? 구원은 이미 다가왔지만 우리가 그것을 알아보고 그 안에 몸담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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