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로서 수많은 죽음을 마주하면서 하나 알게 된 것은 사람이 떠나는 것, 죽는 것은 지극히 일시적인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죽음은 마지막이 아니고 우리가 같은 길에 있다면 영원 안에서 반드시 다시 만나게 됩니다. 물론 그 잠시의 이별이 슬픈 것은 사실입니다. 우리는 감정이 있고 한 사람과의 이별 앞에서 슬픔을 느끼게 되지요. 설령 그 이별이 잠시라 할지라도 슬픔을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진정으로 슬퍼해야 할 것은 그 잠시의 떨어져 있음이 아닙니다. 참된 슬픔은 한 영혼이 갈 길을 잃고 정반대의 길을 걷기 시작할 때에 일어나게 됩니다. 그 영혼은 비로 한 지붕 안에 같이 산다고 할지라도 같이 사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세상을 외적으로만 바라보기 때문에 너무나도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겉으로 보이는 세상은 지극히 일시적인 것일 뿐입니다. 참된 세상은 아직 보이지 않습니다. 물론 우리가 집중을 하면 볼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수수께끼처럼 남아있을 뿐이지요. 그리고 사람들은 보이는 세상 안에서 삶을 영위할 뿐입니다. 하지만 가족들의 마음은 서로 갈라져 있고, 탐욕과 시기와 증오와 이기심으로 인해 산산 조각이 나 있습니다. 그저 한 지붕 안에 함께 산다는 것이 일치가 될 수 없다는 것은 명백한 일이지요. 우리는 같은 길, 하느님을 향한 길을 걸어야 하는 것입니다. 사람이 세상을 떠날 때에 흘리는 눈물보다도 그의 길이 하느님에게서 어긋나 있음에 더욱 눈물을 흘려야 할 것입니다. 그는 육신은 비록 살아있지만 그의 영혼은 이미 죽은 셈이기 때문입니다. 모든 이기심과 탐욕을 조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 성체를 손으로 모시는 게 신성모독이라는데 사실인가요? 이게 무슨 소린가 싶었습니다. 일단 설명을 시작했습니다. - 교회는 전통적으로 성체를 입으로 직접 받아 모셔왔습니다. 하지만 생각해 보십시오. 주님의 수난 만찬때에 제자들과 모여 함께 나눈 빵을 제자들이 무릎을 꿇고 입만 벌리고 받아 모셨을까요? 아닙니다. 그들은 손으로 빵을 받아서 나누어 옆의 동료들에게 나누어가며 먹었습니다. 하지만 성체에 대한 공경이 날이 갈수록 더해 감에 따라 부스러기 하나라도 흘리지 않으려는 극진한 공경심을 드러내기 위해서 제단 앞으로 나와 무릎을 꿇고 입을 벌리고 받아모시게 한 것이지요. 그러다가 신자들의 수가 너무 많아지고 또 입으로 모시다가 자꾸 사제의 손에 침이 발리니 위생상의 문제도 있고 해서 손으로 받아 모시게 한 것입니다. 사실 한국과 같은 곳은 입으로 받아 모시는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거의 전부가 손으로 받아 모십니다. - 그럼 그런 표현을 하는 사람은 왜 그러는 건가요? - 제가 보았을 때에는 성체에 대한 극진한 존경심을 드러내기 위해서 그런 말을 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성체를 공경하고 존경하는 마음을 드러내는 것은 좋지만 손으로 모시는 사람을 잘못되었다고 할 필요는 없지요. 여기서는(볼리비아에서는) 입으로 모시는 사람과 손으로 모시는 사람의 두 부류가 있고 둘 다 존중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입으로 모시는 이들의 혀가 제 손에 자꾸만 닿는 것은 분명히 사실이고 이는 굉장히 비위생적인 것은 사실입니다. 그리고 입으로 모시는 것이 성체를 흘리고 떨어뜨릴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그래서 손으로 모시는 것이 보다 안정적이지요. 다만 손으로 모실 때에는 미사 전에 손을 깨끗이 씻고 왼손 아래에 오른손을 받치는 올바른 자세를 갖추고 왼손으로 성체를 받아 뒤의 사람이 앞으로 나와 성체를 모실 수 있도록 옆으로 살짝 비켜나서 성체를 모셔야 합니다. 성체를 모시고 나서 손에 남은 부스러기를 함부로 다루지 말고 입으로 가져가서 혓바닥으로 깨끗이 처리할 필요가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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